▲ 노숙인 합동추모제가 열려 종교의식과 진혼무 공연 등으로 노숙인들의 삶과 죽음을 위로했다.
대신·초량·다대교당, 원경회 등

[원불교신문=이은전 기자] 외로움과 고통 속에 쓸쓸히 삶을 마감한 노숙인들의 삶과 죽음을 기억하는 행사가 부산 노숙인들의 '큰집'이자 상징인 부산역 광장에서 열렸다. 부산지역 4대 종단 종교지도자들이 해마다 개최해온 '노숙인 합동추모제'가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1일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합동추모제에는 원불교·불교·개신교·천도교 종교인을 비롯한 시민들이 함께해 장례식도 없이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노숙인들을 추모하고 완전한 해탈천도를 기원했다. 부산역 광장은 평균 80~100명의 노숙인이 있는 곳으로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광장 곳곳에는 노숙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노숙인 합동추모제는 김홍술 목사가 주도하는 '사단법인 애빈회'가 1990년부터 부산역 등 거리에서 변사자로 발견된 사람들의 장례를 지내오다 점점 그 수가 증가하면서 2009년부터는 부산경남종교평화연대가 함께해 왔다. 이번 행사에는 원불교 부산울산교구와 함께 불교 사) 세상을 향기롭게, 개신교 부산예수살기, 천도교 한울연대가 참여했다.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3호 동래학춤 이수자인 박소산(동래교당) 명인의 '평화의 날갯짓' 학춤 공연으로 시작된 행사는 불교·천도교·개신교·원불교 순으로 종교의식을 치르고 김정숙 선생의 '진혼무', 싱어송라이터 황경민의 추모노래, 김정숙·박길선 무용가의 '극락무' 공연, 성명서 낭독, 분향재배 순으로 진행됐다.

부산울산교구 이정식 사무국장이 추모제 전체 사회를 맡았고 원불교 의식은 대신·초량·다대교당 교무와 부산울산 독경반 '원경회' 회원 등 10여 명이 함께해 성주3편·기원문·일원상서원문 독경을 진행했다. 김도연 원경회장은 "올해 처음 참가하면서 영가들의 사진과 명단이 붙어있는 제단을 보니 눈물이 났다"며 "사회 밑바닥에서 천도도 받지 못하고 죽음에 이른 영가들이 추모제를 통해 모두 해탈천도에 이르도록 진심을 다해 기도 올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정식 사무국장은 "노숙인 추모제는 노숙인들의 죽음을 통해서 그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자는 취지다"며 "아직 우리 사회가 제도적으로 다듬어야 할 문제가 많으니 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7년 11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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