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이직, 학업 등 갈수록 모이기 어려워
더이상 앉아서만 교화하는 시대 끝나
교화자 스스로 실력 갖춰 뛰어야 할 때

[원불교신문=이대종 교무] 교화자가 안으로 갖춰야 할 삼대력과 불공 실력, 그리고 교법에 대한 서원과 신심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2년여 정도 현장 교화를 경험하면서 현실적으로 더 느낀 것이 있다. 그것은 교화에 대한 자기 자신의 인식 변화, 즉 그 울을 터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한 것이다.

여의도교당에서 근무하며 교감교무와 보좌교무에게 너무나도 감사한 점이 있다. 지난해  첫 발령을 받은 나는 새내기 교무 주제에 어느 날 아침밥을 먹다가 "영어를 공부하고 싶어요. 여의도는 영어학원이 많으니 좌선 끝나고 바로 다녀오고 싶어요"라고 세상물정 모르는 당돌한 요구를 했다. 그런데 두  교무님은 흔쾌히 허락했고, 행여나 어린 부교무가 아침밥을 굶을까 걱정돼 아침 공양시간까지 30분이나 늦춰줬다. 그 때 교감교무께서 해준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교당에 얽매인 부교무가 아닌 앞으로 교단의 인재가 되도록 공부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해라. 서울은 여건이 좋으니 네가 하고자만 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곳이다." 

1년 동안 영어 학원을 다니며 알게 된 영어 교사, 학생들과 매일 같이 얼굴을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원불교 성직자임을 밝히게 됐고, 그 중 두 명은 명상에 대해 관심이 많아 요즘도 함께 만나 마음공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비록 이들이 교당 법회에 직접 참석하고 있지는 않지만, 카톡으로 때론 커피 한 잔 마시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문득 '인연따라 교당에 올 수 있는 하나의 기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현대 사회의 복잡한 현실은 이 시대의 청년들을 한 곳에 모이기가 날이 갈수록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리 교당도 1년이 안 되는 짧은 사이에 이직, 연애, 학업을 마치고 본가로 돌아가는 등 다양한 이유로 많은 청년들이 떠나고 또 새로 왔다.

앉아서만 하는 교화의 시대는 끝났다. 이젠 교화자가 실력을 갖추고 밖으로 뛰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 교화자들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꾸준히 정성을 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감상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할 때 사람은 빛나는 법이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 가운데에서 자연스럽게 대종사님의 법을 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교화의 방편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문을 작게 만들고 교화가 안 된다고 하는 것이 아닌 문을 없애 버리고 사방이 트인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때 새로운 교화의 꽃이 피지 않을까.

/대구경북교구사무국

[2019년 1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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