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백현기 교도] 옛날 함라의 삼부잣집은 식객들이 많았고 잔치가 많아 자연스럽게 다양한 음식문화가 발전했고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전했고 있다. 함라교당의 연로하신 교도님 가운데 몇 분은 삼부자잣집의 대물림 음식 비법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됐다. 그리고 삼부잣집의 전통방식을 고집하여 만들게 된 청국장은 100년이 넘은 한옥과 함께 함라교당을 대표하는 수식어가 됐다. 

함라교당의 낙원전에는 전통 무쇠 가마솥이 4개나 걸려있다. 무쇠솥에 100% 국산 콩을 특유의 강한 장작 불로 삶아 뜸을 들여 발효실에서 볏짚의 바실러스 균으로 3일간 띄워 만든다. 함라교당 청국장은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서울을 비롯한 전국 교도들의 전화 주문으로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유명 식품이기도 하다. 콩 한 알 한 알에 교도들의 정성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통음식 중 상품화 가능성이 있는 우리의 음식은 무엇인지? 그렇게 하고자 한다면 무엇이 선결이 돼야 하는지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통식품인 청국장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우리 조상의 창작품이며, 건강식으로 선호하는 식품인데 특유의 냄새 때문에 꺼려하는 이들이 있다. 만약 냄새를 줄이거나 없앤다면 외국인의 기호에도 어울리는 좋은 음식이 될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콩을 영양학적으로 가장 잘 이용한 음식이 청국장'이라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그 이유는 3대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지방·탄수화물이 양질의 형태로 녹아 있고, 칼슘과 철, 마그네슘을 포함한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이 듬뿍 들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청국장이 좋다고 얘기하지만 정작 독특한 냄새 때문에 먹기 힘들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함라 청국장은 냄새가 없지는 않지만 역겹지 않고 아주 조금 나서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다. 청국장이 잘 팔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리라 생각한다.

함라교당에서 생산해 낸 청국장.

청국장은 매운맛, 단맛, 신맛, 감칠맛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이것은 우리 조상의 발명품으로 주원료는 콩과 천일염이다. 간장이나 된장은 콩을 사용하여 장시간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식품이지만, 청국장은 3일이라는 단시간에 여러 가지 맛을 담아낸 발효식품으로 당시에는 쉽게 상상할 수가 없는 혁신적인 식품이었을 것이다. 

함라교당 서광덕 교무는 "함라 청국장 소비자들은 오랜 시간 교당을 통해 신용으로 맺은 인연이기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며 "마음공부도 하고 교화도 하며 돈도 버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함라삼부자집협동조합'의 채병만(정행) 조합장은 "소비자들과 소중한 법연을 이어가기 위해 정직하게 신용을 잃지 않도록 정성을 다한다. 소비자들과의 약속을 위해 함라지역 인근에서 생산된 좋은 품질의 가을 콩을 직접 수매하여 사용하며, 조합원들이 깨끗하고 맛있는 청국장을 만들기 위해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소비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며 "최근에는 어렸을 적 먹었던 청국장의 맛을 기억한 미국의 교포에게 주문이 들어와 대도시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주문이 들어 와 해외 수출의 꿈까지 키워가고 있다"라고 했다.

함라교당의 청국장은 오랜 기간 노하우로 완성된 맛과 영양은 살리고 특유의 향을 대폭 줄인 청국장을 기점으로 교당 자립 경제 기반 구축은 물론 농촌교화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함라교당

[2019년 6월21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