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보 교무

[원불교신문=신은보 교무] ‘신종(新種)’은 일반적으로 새로 발견했거나 또는 개량한 생물의 품종을 뜻한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동물을 숙주로 변이형이 발생하고 이 변이형은 인간에게 감염된 후 전염을 거쳐 대규모로 확산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2월 3일 기준) 전 세계에서 약 1만7천명(사망 361명)의 환자가 보고됐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확진 환자는 15명으로 발표됐다.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질병은 2002년 11월 중국 광둥지역에서 발병한 신종전염병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가 있었으며, 2012년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발병된 중동호흡기증후군인 신종 베타-코로나바이러스(메르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번 바이러스는 사스의 병원체와 89.1%의 유사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과연 ‘신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는 이미 사스라는 질병을 통해 야생동물에 대한 주의심과 경각심을 확인했고, 여러 법안을 통해 위생과 검열을 엄격히 하고자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18여 년이 지난 현재 다시 이런 전염병의 공포 속에서 불안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은 2004년 사스 이 후 야생동물의 식용에 대한 문제를 지각해 야생동물식용을 금지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이 후 야생동물 불법포획 및 유통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지속적인 수요에 따른 높은 수익성에 원인이 있으며, 세계 3대 밀거래 산업으로 꼽히는 야생동물 불법거래 무역이 뿌리뽑기 어려운 구조를 안고 있는 것이 주 원인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이유는 희귀재료를 식용함으로써 인간의 욕망인 ‘장수’와 ‘회춘’등의 ‘몸보신 맹신주의’ 즉 ‘보신주의’가 이 같은 불법적 거래를 유지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재앙이며, 법을 알고도 지키지 않은 범죄의 결과인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개교의 동기에서 물질의 노예생활을 면하지 못하게 됐을 때 파란고해에 빠지게 되며 따라서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는 것이 본교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목적임을 밝혔다. 정신의 세력이 물질의 세력에 따라가지 못할 때 자신의 물욕(物欲)에 빠져서 천지·부모·동포·법률에 배은하게 되는 것은 본인의 인생을 망치는 것에서 나아가 다른 사람, 주위 환경까지 전염되어 걷잡을 수 없는 공포와 불안을 주게되는 것이다. 

새해 설 명절에 우리는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을 주로 전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에는 ‘마스크 쓰고 다니세요. 손 소독 자주해주세요’라는 주의심을 덧붙여 전달하면서 각자의 정신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우리의 대처는 어떠한가 살펴보게 된다. 그 많은 세상의 종교 가운데 원불교가 ‘신종(新宗)’으로 존재해야만 하는 개교의 표어를 다시 한 번 상기할 때이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영산선학대학교

[2020년 2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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