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익 원로교무

[원불교신문=오광익 원로교무] 글자를 풀이하면 ① 進:나아갈 진. 나아가다. 오르다. 다가오다. 힘쓰다. 더하다. ② 行:다닐 행. 다니다, 가다. 행하다, 하다. 행해지다. 유행하다. 돌다, 순시하다. ③ 捨:놓을 사. 놓다. 버리다. 포기하다. 내버려 두다. ④ 捐:버릴 연. 버리다. 없애다. 주다. 바치다. 내놓다. 기부하다. ⑤ 四:넉 사. 넉. 넷. 네 번. 사방. ⑥ 條:가지 조. 가지. 조리. 맥락. 조목. 법규.

진행이란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요, 또한 일을 처리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사연이란 놓고 버리고 없애고 내버려 둔다는 의미이다. 진행(進行)의 네 조목과 사연(捨捐)의 네 조목을 합쳐서 팔조(八條)라고 한다. 진행사조는 삼학수행을 잘 할 수 있도록 촉진시키는 네 가지 조목으로 신(信) 분(忿) 의(疑) 성(誠)을 말한다. 반면 사연사조는 삼학수행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임으로 반드시 버려할 네 가지 조목으로 불신(不信) 탐욕(貪慾) 나(懶) 우(愚)을 말한다.

유교의 사서(四書) 가운데 하나인 대학(大學)의 원문 제1장에 명명덕(明明德)·신민(新民)·지어지선(止於至善) 의 셋을 삼강령(三綱領)이라 한다. 곧 ‘명명덕’은 원래 밝은 덕을 밝히자는 것이고, ‘신민’은 백성들을 새롭게 하자는 것이며, ‘지어지선’은 지극한 선에 그치자는 것의 세 가지를 말한다.

따라서 팔조목은 평천하(平天下)·치국(治國)·제가(齊家)·수신(修身)·정심(正心)·성의(誠意)·치지(致知)·격물(格物)의 여덟 조목을 말한다. 곧 ‘격물’은 천하 사물의 이치를 깊이 파고들어 모든 것에 이르지 않는 데가 없게 하는 것이고, ‘치지’는 격물한 다음에야 모든 사물의 이치를 알 수 있는 것이며, ‘성의’는 선을 따르는 각 개인의 마음과 뜻을 성실히 하는 것이고, ‘정심’은 마음을 올바르게 닦아 정한 위치에 두는 것이며, ‘수신’은 몸을 올바르게 닦는 일로 인격의 수양을 하는 것이고, ‘제가’는 집안을 바르게 다스리는 것이며, ‘치국’은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는 것이며, ‘평천하’는 일곱 항목대로 하다 보면 나라 전체가 평안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대학에서 말하는 ‘삼강령 팔조목’인데 우리 교단의 초기 교서인 불법연구회규약·육대요령·삼대요령 등의 교서에서는 삼학팔조를 삼강령 팔조목이라 표현하여 대학의 체제를 차용(借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진행사조를 진행조건, 사연사조를 사연조건이라고 표현해 오다가 불법연구회근행법에서부터는 삼학팔조라 표현하여 오늘 날에 이르고 있다. 

송(頌)하기를
공부지로상(功夫之路上) 공부하는 길 위에
내익진행조(乃益進行條) 이에 이익은 진행조목이요
주사연진해(做捨捐都害) 사연은 모두 방해가 되나니  
능위선방료(能爲善放撩)능히 놓고 취하기를 잘 할지라. 

/중앙남자원로수양원

[2020년 4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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