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익 원로교무
오광익 원로교무

[원불교신문=오광익 원로교무] 원불교교리의 축소판인 ‘교리도(敎理圖)’에 대해 삼가 졸석(拙釋)을 했다. 막상 끝을 맺고 보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잘할 걸’이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결국은 자책을 하면서 독자 제현에게 복배헌사(伏拜獻謝) 하는 바이다. 무릇 수도인은 안팎으로 공부해야 한다. 내면의 수행공부와 외적으로 성경현전(聖經賢傳)도 두루 섭렵을 해야 한다. 만일 수도인이 공부가 없다면 직업을 가진 일꾼이여 머슴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공부를 할 것인가. 새 회상, 새 진리, 새 부처님의 정법을 공부해야 한다. 우리가 주불(主佛)과 주법(主法)을 만나고 원리(圓理:일원진리)를 깨우치며 은학(恩學:사은과 삼학)을 배워서 혜복겸비(慧福兼備) 한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조우(遭遇)한다는 것은 맹구우목(盲龜遇木)이요, 섬개투침(纖芥投針)이며,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각고멸신(刻苦滅身)의 수행이 아니면 접근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우리는 다행히 누세(累世)를 통해서 여사결심연(與師結深緣)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요, 부답박영(不蹹薄影)했다면 어림없는 일일 것이니 자부심을 가슴 깊이 새기고 간직하며 공부해야 한다. 

제설(除說)하고 정산종사법어 기연편13장을 요약해 총결론을 맺으려 한다. “원기28년 6월, 대종사 영결식에서 성령전에 고하시기를 ‘…스승님이 아니시면 부유(蜉蝣)같은 이 중생으로서 어찌 영원한 생명(生命)을 찾을 수 있었사오며, 스승님이 아니시면 주객을 구분하지 못하던 이 우자(愚者)로서 어찌 죄복(罪福)의 근원을 알 수 있었사오며, 스승님이 아니시면 유혹이 많은 이 세간에서 어찌 정당한 인도(人道)를 깨칠 수 있었사오며, 스승님이 아니시면 끝 없는 이 미륜(迷淪)에서 어찌 성불(成佛)의 길을 감히 바랄 수 있었사오리까…’” 

‘영원한 생명, 죄복의 근원, 정당한 인도, 성불의 길’ 이를 놓고 무엇을 취하고 얻으려 할 것인가. 이 길이 바로 제생의세이요 성불제중이 아닐 수 없으니 이 외에 다른 공부는 홍로점설(紅爐點雪)에 지나지 않는다. 

송(頌)하기를
독문번귀안(讀文煩貴眼) 글 읽음에 귀한 눈 번거로웠으리니
환출미안심(還出未安心) 도리어 미안한 마음이 나오누나
흉만종사훈(胸滿宗師訓) 가슴에 대종사 가르침을 채우고
근봉영겁림(謹奉永劫臨) 삼가 받들어 영겁토록 다다를지라

교리군현산(敎理群賢産) 교리는 뭇 어진 이를 생산하고
사삼복혜생(四三福慧生) 사은과 삼학은 복과 지혜 내누나
아신심체비(我身心體備) 내 몸에 마음의 바탕이 갖췄으니
불조차중성(佛祖此中成) 부처 조사 이 가운데 이뤄지리.  

 /중앙남자원로수양원

[2020년 9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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