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 교무
허석 교무

[원불교신문=허석 교무] 우리는 외모를 가꾸는 데 공을 들이지만, 정작 보이는 세계의 근본인 마음을 가꾸고 관리하는 데는 선뜻 시간을 내기 어려워한다. 해야 할 공부나 일이 한둘이 아닌데 마음공부까지 하라는 말이 벅차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바쁘고, 마음을 뺏어가는 경계가 가득하니 수행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참 행복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닌가?

일원상의 진리를 알고, 그것을 바르게 믿는다고 해서 내 삶이 바로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 수행을 통해 오래오래 닦아 나가야 내 인격과 생활이 사실적으로 변화한다. 단번에 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행을 너무 어렵고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다. 수행의 원리를 바르게 이해하고, 그 방법을 따라 지금 이 순간 수행에 착수하게 되면 그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수행을 통해 마음의 힘을 갖추면, 내 생각과 업(業), 무수한 일과 관계로부터 대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정전은 수행의 원리와 방법, 그것을 체득하는 훈련법을 종합적으로 밝히고 있다. 수행의 원리는 한마디로 진공묘유(眞空妙有)다. 진공(眞空)으로 체(體)를 삼아 텅 빈 본래 마음을 지키고 근본 성품을 단련하며, 묘유(妙有)로 용(用)을 삼아 텅 빈 본래 마음에 본래 갖추어져 있는 ‘원만구족(圓滿具足)’하고 ‘지공무사(至公無私)’한 각자의 마음을 잘 사용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진공묘유의 수행을 잘 했는지 여부는 그의 인격과 삶이 얼마나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지로 파악할 수 있다.

소태산은 수행의 방법으로 삼학(三學)·팔조(八條)를 주었다. 삼학은 정신수양·사리연구·작업취사의 세 가지 마음공부법이다. 일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일심(一心)을 양성하고, 시비이해의 일과 대소유무의 이치를 함께 연마하여 바른 판단력을 얻으며, 육근을 운용할 때 정의는 취하고 불의는 버리자는 것이다. 

팔조는 삼학공부를 진행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네 가지 마음(信·忿·疑·誠)과 공부를 방해하는 마장이 되는 네 가지 마음(不信·貪慾·懶·愚)을 말한다. 삼학이 자동차의 엔진이라면, 팔조는 그 엔진을 가동시키는 에너지원과 같다.

나라는 존재는 무궁무진한 변화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내 안에 일원의 진리가 가득하다는 것, 그래서 그 본래 마음을 잘 가꾸고 관리해 가면 누구나 마음의 자유와 삶의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나아가 마음공부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서 이 사회가 좀 더 평화로운 곳으로 변할 수 있음을 믿고 그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수행이요 마음공부다. 

일상을 수행의 도량으로 만들어 가면 좋겠다. 지금 이 글을 보는 순간도 마음공부 찬스다. 바른 원리와 방법으로 수행해 감으로써 내 마음을 변화시키고 삶을 진급해 나가는 향기 나는 수행자가 되면 좋겠다.

/원광대학교

[2020년 11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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