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교무
남궁현 교무

[원불교신문=남궁현 교무] 얼마 전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글로벌 인문학 특강을 통해 박맹수 총장의 강의를 들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와 문명 개벽의 길’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강의였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크게 3가지로 코로나19 현 상황 소개와 근본 원인 그리고 극복의 길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크게 공감되고 마음속에 남아있는 내용은 바로 근본 원인에 대한 문제였다.

대학생 교화를 담당하는 나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인지 고민해 봤다.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처럼 온택트를 활용한 교화 방법의 모색이었다.

줌을 활용한 화상 법회 그리고 유튜브를 통한 새로운 자료공유와 의견 나눔의 시간, 다 좋았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늘 2%가 부족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조치 강화는 우울감과 무기력증으로 지친 그들에게 학업과 취업난의 어려움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 

우연히 학생과 통화하면서 요즘 식사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소리를 듣고 바로 도시락 나눔을 시작해 봤다. 직접 요리를 해서 전달할 수는 없지만, 익산에 숙소가 있는 20여 명의 학생 위주로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 마음을 나누었다. 그날 저녁 11시가 넘어 한 학생에게 카톡이 왔다. “어떻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몰라 저도 마음을 나눕니다”라며 사진을 보내왔다. 원룸에 같이 사는 다른 학생들에게 직접 커피를 내려 나눠 주는 사진이었다.

이 시대에 교화의 방향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 교법의 나눔, 지혜의 나눔, 깨달음의 나눔, 그리고 은혜의 나눔…. 나눔의 실천이 아닐까.

자본주의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 중 하나라면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은 은혜를 베푸는 ‘나눔백신’으로 마음 방역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대종사가 “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에서 자리(自利) 주의를 버리고 이타(利他)주의로 나아가면 그 치료가 잘 될 것이며 따라서 그 병이 완쾌되는 동시에 건전하고 평화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오늘따라 더 깊게 새겨진다.

/원광대학교 대학교당

[2021년 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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