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선 교무
원익선 교무

[원불교신문=원익선 교무] 중국불교의 역사는 경전의 역사다. 한반도, 일본, 베트남 북부 등으로 확산되면서 한자 문화권인 동아시아 불교의 진원지가 된다. 실크로드를 통해 수입된 불전의 역경은 2세기 말부터 안세고, 지루가참, 축법호가 활동을 했던 시기를 고역(古譯)시대, 4-6세기경 구마라집을 필두로 승가제바, 불타야사, 진제 등이 활동했던 시기를 구역(舊譯) 시대, 7세기부터 당나라 현장, 의정, 선무외 등이 활동했던 시기를 신역(新譯) 시대라고 한다. 

현장의 17년 구법 활동과 신유식론의 대가로서 교학에 대한 출중한 능력, 구마라집 3천 명이 문하에는 승조·도생·승예·도융의 4철(四哲)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학문적 수준을 드러내는 역경 사업은 최선의 포교이다. 실질적인 포교는 법을 알아본 지역 민중들이 앞 다투어 수행과 신앙에 몰입하여 스스로 토착화시키기 때문이다. 같은 경전이라도 여러 사람에 의해 번역된다. 그 중 대중들이 가장 애호하는 경전이 나온다.   

『역경』을 기반으로 『경록(經錄)』이 편찬된다. 최초의 『경록』은 도안에 의한 『종리중경목록(綜理衆經目錄)』이지만 소실됐다. 이후 27차례에 걸쳐 작성된다. 지승의 『개원석교록』 20권에는 8세기까지 번역된 한역경전 2278부 7046권이 수록돼 있다. 『경록』은 『대장경』 편찬을 위한 필수적인 가이드북이다. 『대장경』은 중경(衆經) 또는 일체경(一切經)이라는 말로도 사용됐다. 당나라 때까지는 사경을 통해 보급했지만, 송나라 이후에는 목판으로, 근대에 와서는 활판으로 인쇄해 보급했다. 

중국 간행의 『대장경』은 10세기 『개보장((開寶藏)』을 필두로 16번 이뤄졌다. 그 사이 고려에서는 11~13세기에 걸쳐 『초조대장경』, 6558권의 경전이 수록된 『재조대장경』이 완성된다. 전자는 몽고에 의해 불에 타버렸고, 후자는 오늘날 해인사에 보관된 것이다. 『역경』으로부터 『대장경』 편찬에 이르는 과정에 다양한 학파와 종파가 발생했다. 학파는 후에 종으로 발전한다. 

흔히 중국의 13종파라는 것은 이를 말한다. 각 종파는 각각의 소의 경전을 둔다. 예로써 열반종은 『대반열반경』을, 천태종은  『법화경』을 소의 경전으로 한다.  

대승불교의 핵심철학인 ‘모든 중생은 여래장(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여래장사상은 중국불교의 핵심이 된다. 원불교 수행론은 이 여래장사상에 의거해 있다. ‘중생이 어떻게 부처가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답하고자 나온 것이다. 

『대방등여래장경』에서는 ‘시든 연꽃 가운데 앉아 계신 부처님’처럼 아홉 가지 비유로 여래장을 설한다. 이는 중국불교의 모든 종파에 영향을 끼치며, 『대종경』 실시품 ‘바위 속 금’의 비유처럼 원불교 교의 체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또한 중국불교의 특징 중 하나는 삼계교나 정토교와 같은 시기상응(時機相應)의 불법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원불교 또한 이러한 전통을 깊이 계승하고 있다.

/원광대학교

[2021년 5월 7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