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선 교무/원광대학교
원익선 교무/원광대학교

[원불교신문=원익선 교무] 영광과 성주의 2대 성지는 한반도의 원전폐기와 전쟁무기철폐 운동의 중심지가 됐다. 이는 교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핵심 문제다. 원불교가 세계적인 종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이 외에도 심각한 지구환경문제 등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왜 종교가 나서야 하는가. 

제2차세계대전 승전국 중심의 체제인 국제연합(UN)이 유일한 지구공동체의 대표격이지만, 그 기능의 한계를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세계의 많은 지성인들이 지적하듯, 이제 남은 것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닌 종교 외에는 없다. 

그렇다면 이처럼 막중한 책임을 지닌 원불교는 어떻게 미래로 나아가야 할까. 모범답은 『정전』에 나와 있다. 단 전환기 교단 변혁을 통해 그 가르침을 실천에 옮기는 것 외에는 없다. 

교의적 측면에서는 성불제중과 제생의세를 위한 매뉴얼인 『정전』을 통해 제2의 『대종경』이 나오도록 치열한 구도적 정열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경전을 만드는 삶이 교법이 지향하는 바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금번 ‘교서폐기사건’에서 얻은 교훈처럼 교법(dharma)을 체로 법(law)을 용으로 삼는 교단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헌을 즉각 개정해야 한다. 문화적 측면에서는 “미래의 불법은 재래와 같은 제도의 불법이 아니라 사농공상을 여의지 아니하고, 또는 재가 출가를 막론하고 일반적으로 공부하는 불법이 될 것”이라는 『정전』의 말씀을 구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재가교도들이 실질적으로 교단 운영에 참여하는 교단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결사가 필요하다. 교단은 결정적 시기마다 사회적 실천을 향한 선언서를 발표했다. 1971년 개교반백년, 2000년 대종사 탄생백주년, 2016년 원불교백년 기념대회에서 나온 대사회적 선언은 의미가 깊다. 

특히 반백년 대회선언문인 ①삼동윤리로써 세계평화, 인류자유를 달성하는 데에 앞장서겠다는 점, ②인류의 빈부격차, 종족차별을 없애고 강대국간 군비 경쟁을 종식시키며, 현대문명의 공해를 방지하여 인류평화를 추구한다는 점, ③자주적 국력을 발판으로 조국통일을 평화적으로 달성하고 민족의 슬기와 참됨에 바탕, 세계적 정신운동을 달성시키겠다는 점, ④종교연합기구로써 종교의 공동과제를 토의하고 종교를 생활화할 것을 결의한다는 4가지 항은 시민종교와 공공종교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정신개벽을 통해 세계평화와 평등세계 구현, 정신운동과 종교연합운동 실천은 원불교가 세계종교로 나아가는 길을 명시한 것이다. 

현대문명의 한계를 돌파하고 하나의 세계 건설을 위해 나온 결사체인 원불교, 이제 가르침 그대로 삶 속에서 실현하는 것, 그것이 실질적인 결사다.

/원광대학교

[2021년 7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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