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진 교도
허경진 교도

[원불교신문=허경진 교도] 이번 호에서는 우리나라의 문화 수준은 현재 어느 정도인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선 가장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의 아이돌 그룹 BTS의 신곡이 연이어 빌보드 차트의 1위를 차지하고, 오랜 기간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K-pop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의 대중가요가 전 세계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이미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정점을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가 된 BTS가 보여주고 있다. BTS는 노래나 퍼포먼스에 한국의 전통문화를 자주 도입한다. 

지난해 국악의 판소리를 밴드 형식으로 재해석해 등장한 이날치 밴드와 그들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춘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유튜브를 통해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됐다. 얼마 전 세계적인 락밴드 콜드플레이(Cold Play)가 Higher Power라는 희망찬 메시지를 담은 신곡을 발표했는데 이 음악의 뮤직비디오에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가 등장하고 그 배경은 서울의 곳곳이다. 이 영상을 보고 또 다른 한 뮤직비디오가 생각났는데 2013년 우리나라 가수 지드래곤의 ‘삐딱하게’의 뮤직비디오이다. 유튜브 조회수 2억뷰가 넘은 이 뮤직비디오의 배경은 런던에서 가장 힙하다고 불리는 쇼디치란 곳이었다.

그 당시 가장 트렌디했던 가수인 지드래곤은 런던을 배경으로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고, 2021년 현재 외국의 아티스트들은 대한민국의 곳곳이 트렌디하다고 생각해 자신들 작업의 소재로 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세계적인 브랜드 구찌의 편집숍 오픈 영상에 이 앰비규어스가 등장하는데 이 영상은 배경음악이 판소리이고 전반적인 콘셉트가 한국의 전통문양과 다양한 전통요소들이다.

또 다른 세계적인 브랜드 루이비통은 올해 F/W 시즌 패션쇼의 메인모델을 방탄소년단으로 하고 세계적인 모델들과 함께 한국을 찾아 한 건물을 수직으로 이동하며 영화형식으로 패션쇼를 진행했다. 이 패션쇼의 콘셉트는 ‘희망’이었는데 오프닝의 멘트가 한국어로 제시되고 자막으로 영어가 나오며 타이틀 역시 한글로 ‘희망’이라고 제시된 후 ‘HOPE’이 제시된다. 이것은 한국어가 주 언어로 등장해도 세계인에게 문화적으로 위화감이 없으며 우리의 문화를 존중해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된다. 

아카데미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제74회 칸영화제의 개막식에서 한국말로 영화제의 시작을 ‘선언합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이것 역시 우리나라 영화가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전 세계 영화인들이 이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 명가 도이치그라모폰에서는 한국드라마의 OST를 소속 아티스트들과 재해석해 연주한 앨범 셰이드 오브 러브(Shades of Love)를 발매했다. 이는 한국드라마를 전 세계 모두가 즐겨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뿐 아니라 그 드라마에 속한 음악 역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 농기구인 호미가 세계적인 인터넷쇼핑몰 아마존에서 최고의 정원도구로 인정받으며 팔리고 있다. 또 넷플릭스를 통해 알려진 드라마 킹덤에 등장하는 다양한 갓이 한국의 전통 모자라고 불리며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모든 일이 최근에 일어난 일이며 현재진행 중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조금은 상투적인 말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이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생산되는 문화가 전 세계인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

[2021년 8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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