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도 교무
권정도 교무

[원불교신문=권정도 교무] 『정산종사법어』 무본편 18장에서는 “공덕을 짓는 데에 세 가지 법이 있나니, 첫째는 심공덕(心功德)이라, 남을 위하고 세상을 구원할 마음을 가지며 널리 대중을 위하여 기도하고 정성을 들이는 것이요, 둘째는 행공덕(行功德)이니, 자기의 육근 작용으로 덕을 베풀고 자기의 소유로 보시를 행하여 실행으로 남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요, 세째는 법공덕(法功德)이니, 대도 정법의 혜명을 이어 받아 그 법륜을 시방 삼세에 널리 굴리며, 정신 육신 물질로 도덕 회상을 크게 발전시키는 공덕이라, 이 공덕이 가장 근본되는 공덕이니라”라고 했다.

공덕(功德)이라는 말은 복덕(福德)이라고 표현해도 좋다. 정산종사는 우리가 삶을 통해 지어서 한 생애를 넘어 영원한 세상을 통해 무량한 복덕을 받을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가르쳐 주신 것이며, 그 가운데 법공덕이 가장 크다고 했다.

그런데 이 법문은 사실 대승 보살도(菩薩道)의 보시바라밀(布施波羅蜜)을 풀어서 말씀하신 것이다. 대승불교의 핵심은 보살사상이라 할 수 있는데, 보살은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큰 서원 아래 각자의 개별적 서원을 세우고, 육바라밀 수행을 통해 얻은 힘을 회향(廻向)해 중생을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면서 자신도 깨달음을 추구한다. 이를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이라고 한다.

이러한 보살의 육바라밀 수행 가운데 나와 남을 둘로 보지 않으면서 모든 중생의 고통을 같이 기뻐하고 같이 슬퍼하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자비행(慈悲行)을 중시하는데, 대표적인 자비행이 바로 보시행이며 이를 보시바라밀이라고 한다. 보시의 형태는 크게 재시(財施), 무외시(無畏施), 법시(法施)가 있다. 재시는 돈이나 물건으로 베푸는 것이고, 무외시는 상대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편하게 해 주어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법시는 중생에게 부처님의 법을 전해주는 것이다.

보시 가운데 법시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금강경에 잘 나타난다. 항하(恒河:갠지스강)의 모래알 숫자보다 많은 보물로 보시하는 것보다 금강경 사구게를 수지독송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는 공덕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법시가 모든 공덕의 가장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원불교에서도 다양한 법시, 곧 법공양을 말하는데, 그 가운데 사요(四要)만큼 큰 보시는 없을 것이다. 사요는 사은을 사회에서 직접 실천해 가는 네 가지 신앙 덕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곧 일원상 진리의 교법을 사회에 직접 실천함으로써 병든 세상을 평등의 세상으로 만들고 파란고해에 고통 받는 중생을 대도 정법의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으로 지금 이 세상에 낙원을 만들어가자는 강령이 바로 사요다. 사요의 실천으로 법공덕을 크게 키워가는 것이 대종사의 뜻을 현실에 바르게 실천하는 가장 빠른 길이 아닐까.

/영산선학대학교

[2021년 1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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