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허 교무
문향허 교무

[원불교신문=문향허 교무] 올해 전서폐기 사태를 겪으면서 ‘법신불 신앙에 대해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 몇몇 분이 모임을 가졌다고 들었다. ‘일원상 신앙에서 신(信)만 있지 우러름(仰)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인과보응의 신앙문 만을 강조하기 보다 진공묘유의 의미에 바탕한 인과보응의 신앙문을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한다. 교화현장에서도 우리가 신앙이 약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아마 타력종교의 신앙 행위를 보고 비교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 본다. 

대종사가 금강산을 유람할 때 유숙했던 여관 주인이 신앙이 철저하여 대단한 낙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그대들도 각각 신앙 정도를 마음 깊이 대조하여 보라. 그 사람은 아직 타력 신앙에 그치어 진리의 근본을 다 더위잡지 못하였으나 자력신과 타력신을 병진하는 그대들로서 (중략) 같은 신앙 가운데에도 이 원만하고 사실다운 신앙처를 만났으니 마음을 항상 챙기고 또 챙겨서 신앙으로 모든 환경을 지배하라”고 했다. 우리의 신앙을 원만하고 사실다운 신앙처이며 자타력 병진 신앙이라고 강조했다.

대종사는 예수교 신앙의 돈독함을 인정하되 그 한계를 분명이 지적했다. 타력신앙에 그치어 진리의 근본을 더위잡지 못했다고 보았다. 타력신앙은 법신불 신앙으로 수용하고, 예수교 신앙에서 미치지 못하는 성품을 깨치는 자력신앙을 아울러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력신앙과 자력신앙이 아우러진 신앙이라야 원만한 신앙이고 진리적 종교라고 본 것이다. 

다시 말하면 타력신앙과 자력신앙을 아울러 갖춘 종교여야 진리적 종교라고 본 것이고 이를 아울러 신앙하라 한 것이다.

우리 교전 속에 부처님은 여러 모습으로 등장한다. 교리도에 ‘일원은 법신불이니 우주만유의 본원이요 제불제성의 심인이요 일체중생의 본성이다’고 했다. 법신불의 3속성이 우주만유의 본원이고 제불제성의 심인이고 나의 본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불제성의 심인으로 염불법에서 아미타불을 수용했고, 나의 본성으로 심불, 자성불 신앙을 강조했다고 본다. 

아미타불은 보신불로 무량수-무량한 생명과 무량광- 한량없는 빛을 가지신 삼세 제불의 왕 격으로 이법(理法)인 법신불을 대신해 법계와 현상계를 연결하는 보신불이다. 
법신불과 자성불을 연결하는 부처님이니 나무아미타불, 아미타불에 귀의하라고 강조한 것이 아닐까. 본성 자리는 화신불로서 곧 자성불이요 심불이다. 내 안에 찬란히 빛나는 불성이 곧 자심미타이니 여여하고 변함없는 자성 극락이라 했다. 

전망품 16장에서는 미륵불이 등장한다. 미륵불은 법신불의 진리가 크게 드러나는 것이니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대의가 널리 행하여지는 것이니 법신불을 머리에 이고, 가슴에 아미타불을 모시고, 손발로 굴려가는 활불 세상의 모습이다.

신앙은 믿음과 우러름이라는 감정이다. 일원상 신앙의 ‘믿으며 믿으며’를 믿고 우러름이라는 감정으로 받아들이자. 절대존재인 법신불과 아미타불, 자성불에 대한 강렬한 믿음으로 없고 없는 자리와 광명으로 나투는 현상세계의 모습을 믿고 우러르자. 신앙은 하나의 문화 행위이므로 심고보다 설명기도를 하는 풍토를 만들자. 말로 글로 음악으로 미술로 춤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자. 

조석 심고 때 처음 3번 목탁을 치는 의미를 특별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첫 번째는 법신불, 두 번째는 아미타불, 세 번째는 자성불께 절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어떨까. 신앙 감정을 증폭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산교당

[2021년 12월 06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