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주 교무
장명주 교무

[원불교신문=장명주 교무] 교화가 소중하다. 교화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도 소중하다. 수행의 시작이고 과정이며 완결인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 가 취·사에 방점이 찍힌 것처럼, 우리 개교의 목적을 그대로 교화로 보아도 좋겠다. 내가 포함된 파란 고해의 일체 생령으로서, 교무는, 교화 대상자 1번이기도 하고 교화 인도자이기도 하다. 교화의 조물주로서의 우리. 6인 이하의 모임 시대. 100세 인생 사이클 일상에서 정신·육신·물질을 어떻게 교화로 쓸 것인가.

총력법회니, 대법회니, 관광버스로 훈련을 가던 그 모든 동선이 끊어졌다. 30% 출석 방역수칙에 따른 예회에, 원로어르신들은 혼자서는 예회며, 기도에 출석하기도 어려운 사정이다. 라이브·줌·SNS·유튜브·원음방송·기타 등의 비대면도 병행하지만, 홀로 계신 어르신들은 이마저도 어려워 만남의 단절이 일어난다. 평범한 일상에 닥쳐온 리스크다.
반면 웹상에서는 메타버스 무한활동이 제공된다. 대상도 시간도 국경도 숫자도 제한 없다. 마음만 먹으면 역동적인 관계 맺음이 가능하다. 이것이 교화의 기회일까.

물질개벽에 이어 정신이 개벽되리라는 믿음. 이 믿음의 출발이 은혜의 각성이라는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에 흔들림 없다. 이 진리적 신앙에 마음을 동여맨다. “내가 지붕으로 소를 끌고 올라가 매라고 하면 의심 없이 매야지. 거기에 의심이나 계교가 생기기 시작하면 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그때 그 말씀을 방향 삼아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시도해 보았다.

 

교법 실행 체험하는
교화단 활동들이 참 감사하다

내가 내 공간에서 심신미약을 극복한 자력을 얻고, 그 자주력을 공유하며 소통해보자고. 함께 결제하되, 철저히 혼자서 해보는 대원력 기도 7년째. 스스로 하는 기도다. 시간도, 장소도, 복장도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매해 21일씩 5회로 나누어 100일 대원력 기도를 올렸다. 기도를 올릴 때마다 매주 기도문이 바뀐다. 축원대상이 확장되고 시대가 바뀌기 때문이다. 시간도 확장되어 365일 기도를 올리게 되었는데, 집에서 쭉 같이하신 교도 한 분이 “6년쯤 기도를 올리다 보니, 제 마음이 달라졌어요. 그렇게 예민했던 경계가 이제 아무렇지 않아요. 그 경계는 그대로 있는데 제 마음이 달라지니 편안해요”라고 지난 결산법회 때 감상담을 발표하여 감동을 주었다. 실제로 이 분의 마음이 달라지니 가정도 진급됨을 본다. 교화에 일심합력하는 교도들의 가정도 본인의 마음은 물론 자녀들도 잘 풀리는 것을 본다. 묘하다. 서원이 첫 단추다.

1월 교화협의회에서, 올해 교화단회를 SNS로 하기로 했다. 다른 방법도 딱히 없다. 20년 전 사진과 현재 가족사진으로 가족을 소개하고, 가족 신년다짐을 교당밴드에 공유하는 것이다. 현재심을 알자는 것과 가족들이 서로 은혜이면서 희망임을 깨달아 법연으로 연하고, 교무도 더 구체적으로 축원하며, 각 단도, 전 교도가 서로를 여래호념하는 단회다. 10개의 교화단 단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만 단장의 능력도 신장되는 구조였다. 단 한 가족이라도 아니 단 한 분이라도, 가족의 개념이 전체로 확장되고, 모두가 나였다는 사실을 체험한다면, 일원가족교화는 물론 인류교화를 시도하는 교화단회가 되지 않을까. 우리 교화단은 일체생령 교화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원로단원들은 자녀들이 대신했다. 교당과 교단사적인 사진이 올라오기도 하고, 86세 창립주 어르신의 ‘세세생생 오로지 소태산 대종사님 제자로 살기’ 신년다짐은 가슴 뭉클하기도 했다. 한 단은 6명 소모임 대면 단회도 해, 단별 목표까지 정했다. 3040단인 은혜단의 중앙은, 소중한 자녀들을 위해 엄마와 아빠부터 매일 공부하겠다는 다짐도 올린다. 모두가 귀하다. 교법 실행을 체험하는 교화단 활동, 이 교화활동들이 참 감사하다.

/구로교당

[2022년 2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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