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세끼 식사·세탁 조력… 예비교무 등도 봉사활동 참여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집 전체가 소실됐다. 밭도 산불 때문에 다 망쳤고, 화재 주변 일부 인가는 전기도 끊겼다. 정말 참담한 심경이다.” 이재민 김영숙(75)씨가 그날을 생각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산불 소식에 원불교 중앙봉공회(이하 중앙봉공회)가 10일 ‘사랑해빨간밥차’와 ‘봉공세탁차’를 동해시 망상수련원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시설에 지원했다. 중앙봉공회는 23일까지 이재민을 위한 하루 세 끼 식사와 세탁 조력을 진행한다. 각 교구 봉공회원들도 일자를 지정해 동참하고 있으며, 원불교학과 서원관·원불교대학원대학교 예비교무도 봉사에 참여했다.

김 씨의 설명에 따르면 갑작스럽게 불길이 일어나 대부분 사람들이 생활 도구나 필요 물품을 챙겨 나오지 못했다. 그 때문에 의지할 지인이나, 친인척이 없는 이재민들은 빈손으로 대피소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 현재 대피시설에는 27세대 53명이 입주한 상태이다.
 

중앙봉공회 ‘사랑해빨간밥차’가 이재민 대피시설을 찾아 도시락 나눔 활동을 펼쳤다.
중앙봉공회 ‘사랑해빨간밥차’가 이재민 대피시설을 찾아 도시락 나눔 활동을 펼쳤다.
중앙봉공회 ‘사랑해빨간밥차’가 이재민 대피시설을 찾아 도시락 나눔 활동을 펼쳤다.
중앙봉공회 ‘사랑해빨간밥차’가 이재민 대피시설을 찾아 도시락 나눔 활동을 펼쳤다.

중앙봉공회 강명권 교무는 “큰 위기가 있을 때마다 전국에 봉공회원들이 합력해주고 있다”며 “더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조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정말 어려운 상황인데 원불교가 꼭 필요한 도움을 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 밥이 정말 맛있다고 모두가 칭찬이다. 세탁 봉사도 감사하다”면서 “20여 년 동안 적십자 활동을 하면서 원불교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원불교가 도움을 준다고 하면 믿음이 생기고 안심이 된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동해시는 이번 화재로 2,660㏊(동해시 추정)의 산림 피해를 입었고, 건축물 186개가 소실(전소 132개, 일부피해 54개)된 것으로 보고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53가구 11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4,548명이 대피했다. 또한 가옥뿐 아니라 밭과 축사 등 농가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민 대피시설 숙소를 방문해 도시락을 나눠주는 봉공회원들.
이재민 대피시설 숙소를 방문해 도시락을 나눠주는 봉공회원들.

도시락 준비에 함께한 심현소 봉공회원(동해교당)은 “남편이랑 함께 봉사에 참여했다. 어려운 시기에 함께 이겨내자는 마음에서 오게 됐다. 전국 봉공회원들이 봉사하러 와줘 힘이 된다”며 감사를 전했다. 

동해시에 거주하는 김영옥 씨는 “나도 3년 전 화재로 큰 위험을 겪었었다.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맘카페에서 원불교 밥차 소식을 듣고 참여했다. 작은 힘이라도 함께 나눌 수 있어 뿌듯하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산불로 전소된 망상동의 한 피해가옥.
산불로 전소된 망상동의 한 피해가옥.
김부겸 국무총리가 도시락 봉사에 참여한 봉공회원들을 격려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도시락 봉사에 참여한 봉공회원들을 격려했다.

현재 동해시 망상동 지역은 주불 진화가 완료된 상태로, 상시 감시체제로 전환됐다. 또한 산림피해로 인한 장마철 산사태 위험 등의 2차 피해를 염두한 대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한편 11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망상동 대피시설을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하고, 자원봉사에 참여한 봉공회원들을 격려했다. 이재민 지원 활동에 함께 하고 싶은 이들은 각 교구사무국으로 연락하면 된다.
 

봉공세탁차가 이재민들의 의류와 침구류 등을 수거해 세탁일을 도왔다.
봉공세탁차가 이재민들의 의류와 침구류 등을 수거해 세탁일을 도왔다.

[2022년 3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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