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혜 사무처장
조은혜 사무처장

[원불교신문=조은혜 사무처장] 시한부 유방암 환자이자 세 아이의 엄마였던 제인 톰린슨. 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오히려 활동적인 삶으로 암환자를 위한 기금 모으기 행사를 시작했다. 항암치료를 받는 아픈 몸으로 철인 3종 경기와 풀코스 마라톤, 그리고 63일간 약 6,760㎞에 달하는 미국 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는 도전 등을 통해 약 35억원을 모금했다. 

미국횡단 도중에 몸 상태가 악화돼 걷기 힘든 상태가 됐지만 그녀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지 만 6년이 된 다음날 목적지인 뉴욕에 도착해 목표한 모금을 달성했다. 암환자들에게 ‘시한부 선고가 활기찬 삶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행동에 앞장섰고, 사람들이 마라톤으로 기부금 모금에 동참하게 한 것. 그녀는 미국 횡단 도전을 끝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사망했지만 그녀의 도전과 행동으로 시작된 기부마라톤은 영국의 연례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기부의 사전적 의미는 대가없이 자신의 것을 내놓는 것이다. 단지 ‘나의 돈에 사회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때 유행한 재능기부처럼 시간과 전문적인 능력을 대가없이 나누기도 한다. 사회제도나 시스템의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더 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을 위해 십시일반 품앗이하는 셈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단순히 모금함에 돈을 넣는 전통적인 기부방식보다 행동, 어플리케이션, SNS 기부 등 새로운 기부 방식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우리나라 행동기부의 대표적인 사례는 원불교100주년기념사업에서도 활용했던 기부 어플리케이션 빅워크(www.bigwalk.co.kr)다. 빅워크는 어플 실행 후 사용자가 10m를 걸을 때마다 1원을 적립해 준다. 사람들의 걸음걸음으로 적립된 금액은 성장기 하지절단 어린이들의 의족제작 및 뇌병변 등 장애 아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기구를 지원하는 것으로 시작해 다양한 기부처로 확장되었다. 8년 동안 72만명이 참여했고 511억 걸음(4천만㎞)이 55억원의 기부금이 되어 234개의 문제 해결에 지원되었다.‘당신의 한걸음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자부할만하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행동기부, 우리가 다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이 있다. 지구를 위한 탄소중립실천포인트(https://www.cpoint.or.kr/netzero/) 모으기다. 개개인이 종이 대신 전자영수증, 플라스틱 용기 필요없는 리필 생활제 구입, 배달음식 주문을 플라스틱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기로 선택하기 등 일상에서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실천을 하고 포인트를 적립하는 캠페인을 환경부가 시작했다. 적립한 포인트는 한 사람당 연간 최대 7만원의 현금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원불교환경연대는 탄소중립실천포인트에 가입하고 포인트를 적립해 ‘원불교RE100’을 위해 기부하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원불교 교당·기관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바꿀 수 있도록 건물 옥상 등 유휴 공간에 공유태양광발전소 설치비로 사용하고, 태양광발전소 운영수익을 교단과 지역사회에 나누는 기부의 선순환 방식이다. 우리가 쉽게 쓰고 빠르게 버린 플라스틱이 우리 몸속 혈액과 폐에서, 신생아들의 태변에서까지 검출되고 있다.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서도 실천해야 할 탄소중립 생활이 에너지전환에 기여하는 행동기부로 이어져 지구까지 살린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원불교환경연대

[2022년 4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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