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고 즐기며 뛰노는 원불교 익산성지
지자체 연결해 익산 지역 대표 축제 희망
아라미 축제, 원불교와 시민 만나는 장

아라미 축제에는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축제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영모전 광장에 모여 축제의 즐거움을 사진으로 남겼다.
아라미 축제에는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축제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영모전 광장에 모여 축제의 즐거움을 사진으로 남겼다.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사람이 북적이니까 정말, 사람 사는 맛 나네요.”

4월 22일부터 24일까지 원불교 익산성지에서 열린 ‘아라미 축제’에는 정말이지 사람 사는 맛이 가득했다. 3년여간 코로나19로 인해 잔뜩 움츠려 있었던 익산성지가 간만에 원불교 교도들과 일반인들에게 활짝 열리면서다. 특히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았던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축제는 수양마당, 공연마당, 체험마당, 먹거리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체험마당은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넓은 영모전 광장 이곳저곳에서는 연 날리는 아이들이 뛰노는 풍경이 펼쳐졌고,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법문 또는 아라미 축제 캐릭터를 몸에 새기는 디지털법문타투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소원지를 적어 나무에 거는 ‘원(圓)하고 바라다’, ‘마음에 성지를 찍다’ 스탬프 랠리도 호응이 좋았다. 

수양텐트에 들어간 이들은 자연스럽게 명상 시간을 가졌고, 시간대별로 촘촘하게 짜인 버스킹과 연주회, 마술공연 등은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공연팀은 방문객들과 소통하며 축제의 분위기를 크게 띄웠다. 공연은 1인·3인 버스킹, 국악, 현악 등으로 다양해 방문객들이 충분히 즐기도록 했다. 이전의 축제들이 주로 전시로 이루어져 한 바퀴 빙 둘러보는 것에 그쳤다면, 올해는 축제장에 오랜 시간 머물며 체험하고 즐기는 이들이 많았다는 게 특징이다.
 

오랜만에 열린 대각의 달 축제에 대해 다양한 반응도 이어졌다. 손녀들과 함께 왔다는 박원용 교도(모현교당)는 “아라미 축제가 처음이라 잘 모르고 참여했는데, 성지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있어서 좋다”고 말했고, 김연지 교도(정토회교당)는 “코로나19 때문에 이런 기회가 없다가 열려서 정말 좋다. 즐거운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일상 여행지’로서 익산성지가 각인되면 좋겠다는 축제 목적에 일부 도달한 소감이다. 축제에는 중앙교구 내 교당은 물론, 임피교당, 부안교당, 영광교당 등 인근지역 교당과 어린이·청소년회원들도 참석해 대각의 달의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만끽했다.
 

일반인들의 발길도 대거 이어졌다. 익산시민 황선주 씨(영등동)는 “원불교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성지) 안으로 들어오는 일은 평소 거의 없는데, 종교에 상관없이 와도 된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겉에서는 울타리만 보는데 들어와 보니 안정적이고 차분한 분위기이면서도 여러 가지 체험을 해볼 수 있어 아이들과 재미있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명아 교정원 문화사회부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햇수로 3년 만에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또 “비대면이 활성화되더라도, 역시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더 큰 활력을 얻는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며 “익산성지의 문턱을 낮추고 원불교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연구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무를 담당한 박대성 교무(문화사회부)는 “아라미 축제는 ‘익산성지 오픈하우스’와 같은 개념이다. 앞으로 지자체와 연결하면 충분히 익산 지역의 문화를 이끌어나갈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라미 축제는 ‘동그라미를 안다/알린다’는 뜻을 가진 말로, 내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축제를 총 기획한 이우석 소장은 “많은 사람들이 익산성지를 자주 만나고 드나들다 보면 원불교와 친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라미 축제가 원불교와 일반 시민들이 만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원지 체험.
소원지 체험.

[2022년 4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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