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향한 애씀과 진심으로
교무와 교도가 하나되는 서울교당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다음날 일어났을 땐 알람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 청천벽력 같았던 심고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난 법당까지 뛰어가야만 했어…” 성직자들의 일상이 농번기 랩으로 패러디된다. 래퍼는 최심경 교감교무.

수궁가(별주부전)에서 호랑이가 나오는 ‘범 내려온다’는 황중환 교도회장 외 교도 다수가 춤꾼으로 출연해 ‘우리는 모두 교화의 주인공’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으로, 정다운 친구 ‘빨간 콩 노랑 콩’은 어린이법회 동글단 어린이 교도들에 의해 새로 태어난다.
교화가 재밌는 교당. 재미있고 신나게 ‘코로나 뚫고 교화 위해 거침없이 하이킥’하는 교당, 서울교당을 찾았다.
 

서울교당 방구석성지순례는 최심경 교감교무와 부교무, 교도들의 신심이 재치로 발휘됐다.
서울교당 방구석성지순례는 최심경 교감교무와 부교무, 교도들의 신심이 재치로 발휘됐다.

‘방구석 성지순례’
서울교당 교도들의 재치가 다시 한번 발휘됐다. 교당 곳곳을 성지화하고, 각 성지를 다니며 체험을 통해 초창기 역사를 새겨보는 일명 ‘방구석 성지순례.’ 원기107년 대각개교절 봉축기념 놀이잔치로 기획됐다. 교도들은 대각전(영산성지)에서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 선진이 기도 올렸던 ‘법인기도 축문’을 봉독하며, 지장을 찍어보는 체험을 통해 법인기도 정신을 되새긴다. 

변산성지는 소법당이다. 계곡물이 흐르는 영상 스크린 아래에서 ‘변산구곡로 석립청수성’을 묵상하며 입정에 든다. 창립 당시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엿장사’를 했던 체험은 교당 마당(익산성지)에서 진행한다. 교도들은 직접 엿판을 메고 지역 상권에 엿을 나누며 원불교를 알리고 대각개교절의 의미를 전한다. 공양실(서울성적지)에서는 경성교화의 핵심 인연들을 알아보며 서울교화 100주년의 의미를 새겨본다. 

봄꽃 만발한 교당 옥상은 본격적인 소창 장소. 성지순례 후 교도들은 ‘봄날의 글 그림대회’를 하며 꿀맛 같은 점심을 먹는다. 퀴즈를 맞추면서 추억의 과자를 얻고, 소태산 대종사를 향한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며, 이렇게 대각개교절을 ‘다 같이 다 함께’ 맞이한다.
 

SNS 밴드 라이브와 콜콜상련
서울교당의 밴드 라이브는 일찍 시작됐다. 원기105년, 코로가19가 막 확산될 때였다. 교단적으로도 비대면 법회 초창기여서 온라인 법회가 생소했던 시기, 서울교당은 재가교역자 밴드 라이브 교육을 진행했다. ‘교당의 하루’라는 네임콘텐츠를 통해 하루 하루 교당에서 있었던 의식, 행정, 행사 등을 밴드에 공유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교당에 나오지 못하는 교도들은 밴드를 통해 교당 소식을 매일 접하며 교당 상황을 훤히 알 수 있었다.

‘온라인 사각지대에 있는 원로 교도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교무진의 고민은 한 걸음 더 들어갔다. 마음과 마음이 통한다는 심심상련에서 착안한 ‘콜콜상련’이 탄생된 배경이다.

전화순교 프로젝트인 콜콜상련은 릴레이로 진행된다. 교무진은 매주 수요일 15개단 단장에게, 단장은 중앙에게, 중앙은 단원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고 교당소식과 공지사항을 공유했다. 그렇게 콜콜상련을 통해 교도들의 마음과 마음이 그야말로 하나로 통했다. 

공간을 넘어선 수행, ‘달빛정진방’ 
비대면 교화를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서울교당 재가출가 교도들은 밴드라이브의 기능을 확장했다. 원기106년 1월부터 진행한 ‘달빛정진방’은 또 다른 비대면 프로그램이다. 월요일~토요일 저녁 9시부터 30분 동안 염불수행과 참회·헌배 수행, 상시훈련 점검, 최심경 교감교무의 법문 한 말씀, 저녁심고를 진행하며 상시훈련을 체질화하고 있다. 공간을 넘어선 수행, ‘달빛정진방’을 통해 교도들은 각 가정을 도량 삼아 함께 기도하고 수행하는 문화를 뿌리내리고 있다. 
 

서울교당 특화전략, 청년교화
서울교당의 특화전략은 청년교화에서 빛을 발한다. 청년교화의 중심에는 3년째 진행하고 있는 서울교당 청년회 단장, 중앙훈련이 있다. 회장과 단장, 중앙이 참석해 공부시간을 가진 후, 교화단 운영에 대해 문답을 한다. 그 외 청년회 일정과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함께 기획하고, 구상하는 등 청년교화를 위한 공식적인 ‘공사’시간을 가진다. 프로그램 하나도 반드시 공사를 거쳐서 진행한다. 청년회 임원들이 주인정신으로, 주체적으로 교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법회 외에 교리공부를 더 원하는 청년들을 위한 공부모임도 있다. 조불회는 비대면 청년교리공부방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조불회는 매주 화요일 『정전마음공부 길』을 교재로 함께 윤독한 후 각자 연마 시간을 갖고, 감상과 문답을 나누고 있다. 

더 나아가 대면·비대면을 병행해 대학생(청년)들과 마음을 나누고, 소통하는 ‘청춘마음공간소’, 서울지구 청년회가 연합해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4시간 동안 서울교당에 모여 오롯한 정진의 시간을 갖는 ‘마음스테이’, 올해 시작한 청년회 봉공프로그램 ‘용리단길 줍깅 봉공 챌린지’도 청년들의 무한한 기대를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서울교당 교도라는 자긍심
“교도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는 최심경 교감교무. 교화가 어려운 비대면 시기에도 교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쉼 없이 연마하고 실행했다. 온통 교도들을 향한 마음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부교무들의 온전한 합력이 더해져 교화 시너지가 더욱 배가됐다. “부교무들이 정말 애쓰면서 잘한다”는 말로 마음을 표현한 최 교감교무는 ‘안으로 내실있고 끈끈한 신심으로 뭉쳐진 서울교당 교도’에 대한 고마움도 함께 전한다.

황중환 교도회장은 “어려운 교화현장에서 쉴새 없이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소모임을 진행하며, 교감님과 교무님이 정말 최선을 다하고 계신다”면서 “교도들이 교당에 오면 재미있고 신이 나서 자연스럽게 합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교무님들 덕분에 덤으로 교도회장을 하고 있다’는 황 교도회장은 “교당 일에 누구라도 빠짐없이 합력하며 서울교당 교도라는 자긍심이 있다”며 행복한 웃음을 보인다.

‘정말 애쓴다’는 짧은 말 속에 담긴 깊은 감사와 존경. 서로를 향한 애씀과 진심으로 교무와 교도가 하나되는 서울교당은 지역사회를 위해 ‘은행나무 명상축제’를 구상하고 있다. 그 깊은 감사와 존경이 지역민에게 ‘재미있게’ 전해질 날이 머지않았다.

[2022년 4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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