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위사정의 정상화
지자본위의 정상화
공화제 실현
교화단의 정상화
공도자 숭배

원불교 혁신에 대한 생각
해야 할 일은 많다. 그런데 그 일 다 한다고 혁신이 될까?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모든 일은 순서가 있기 마련이다. 이를 위해서는 진단이 먼저다. 진단이 잘못되면 대책이 올바르게 세워지지 않는다. 진단은 데이터로 시작해서 데이터로 끝나야 한다. 어디에서 어떤 현상이 나오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에 안보이는 것은 진단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 진단이 잘 되면 그다음은 분석이다.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원인을 파악하면 대책을 세울 수 있다.

문제점을 분석해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정작 걱정해야 하는 문제는 혁신을 수행하려는 의지와 실행력이다. 사람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법과 제도로서 그 결과물이 나와야 할 것이다. 실행 후에는 그 결과를 주기적으로 평가해서 목적이 달성될 때까지 법과 제도를 계속 보완해 나가야 한다. 교단혁신특별위원회의 임기상 실행의 결과까지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그런 체계를 마련하는 것까지는 노력해야 하겠다.
 

교단 혁신의 우선 과제
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을 본다. 소태산 대종사는 “한 사회도 병이 들었으나 그 지도자가 병든 줄을 알지 못한다든지 설사 안다 할지라도 치료의 성의가 없다든지 하여 그 시일이 오래되고 보면 그 사회는 불완전한 사회가 될 것이며, 혹은 부패한 사회가 될 수도 있으며, 혹은 파멸의 사회가 될 수도 있나니”라고 했다. 우리는 누구나 완전하지 않다. 이 법문을 잘 받들어야 하는 이유다. 이 법문에 나오는 각 항목은 교단 혁신의 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자기 잘못을 모르고 다른 사람 잘못만 드러냄, 법위사정의 정상화
자기 잘못을 항시 조사해야 한다. 이는 공부 그 자체다. 먼저 법위사정이 정상화되어야 하겠고, 불법시생활과 생활시불법을 실현해야 한다. 내 기준으로 일하지 말고, 진리의 기준으로 회광반조를 해야 한다. 내 공부가 약하다면 무엇보다 공부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 공부의 기준은 『정전』이 되어야 함은 설명이 필요없다.
 

부정당한 의뢰생활, 지자본위의 정상화
지자본위로써 그 일 그 일에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정신과 육신, 물질에 보다 적극적인 자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단 내에서 비교 말고, 세상에 내놓아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교육기관의 부족을 탓하기 이전에 전문가를 우대하고, 언제 어디서나 스스로 전문성을 키우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정당한 지도 따르지 않음, 공화제 실현
교법을 준수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세상도 차별하지 않으려고 법과 제도를 만들어가는데 교단 내에 출가재가나 남녀노소가 차별되고 있음에도 법과 제도가 보완되지 않고 있다. 『교헌』에 공화제가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공화제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대중의 의견을 모아야 함에도 출가중심의 회상으로 흐르고 있으며, 교단의 각 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진리와 법과 회상은 하나이나 스승은 여럿이다 보니 점점 계파가 생겨나고 있으며, 스승의 잘못을 드러내거나 스승과 뜻이 다르면 신심이 부족한 것이 되어버린다. 세상은 늘 완전하지 않고, 사람은 더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당한 지도로 교화하지 않음, 교화단의 정상화
교화단이 유명무실하다. 공부하는 교화단이 잘 돌아가고 있다면 무등등한 대각도인이 계속 나와야 할 것이고, 그리되면 자연 교화가 잘 되어 일원회상이 점점 커져갈 것이다. 무등등한 대각도인은 산속에서가 아니라 삶 속에서 나와야 한다. 전무출신단도 혁신을 해야 하지만 거진출진단은 혁신할 대상조차 없다. 크게 잘못되었다.
 

공익심 부족, 공도자 숭배
공도자가 무궁하게 배출되는 일원회상이어야 하는데 공도자가 드물다. 이는 공도자를 진심으로 받들지 않아서 그렇다고 본다. 누가 공도자일까? 나는 공도자일까? 나는 정말 사심 없이 일하는 공도자일까? 내 스스로가 공도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언제나 사회의 약자를 보살피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내가 못하면 그 노력을 하는 분들을 공도자로 모시고 살아야 한다. 이를 통해 교단이 건전하고 평화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
 

혁신특위 위원으로서 역할이나 다짐
누구나 교법대로 이 회상을 건설해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누구나 혁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동의한다. 그럼에도 혁신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혁신을 하려는 사람과 혁신을 당하는 사람들의 시각차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혁신특위 위원으로서 출가재가 교도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사람을 탓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철저하게 법과 제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동안의 잘못을 드러내어 누구를 망신주기 위한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면 이 일을 그르치게 될 공산이 크다. 지금의 상황까지 온 것은 이미 벌어진 일이다. 이에 대해 모두 반성하고, 참회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자. 서로 내가 더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혁신하려는가. 교단을 바로 세우면 곧 세상을 바로 세울 수 있다. 소태산 대종사가 연 회상은 늘 진행형이다. 같이 고민하고, 어떻게 해야 잘 살아가는 것인지를 우리가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 같이 성공합시다. 크게 깨닫고, 크게 세상을 밝혀 나갑시다. 이를 위해 공부하는 자세로 혁신을 해나갑시다.
 

허인성 교도
허인성 교도

ㆍ정릉교당 
https://won4new.org

[2022년 5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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