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윤항구 교무
윤항구 교무

[원불교신문=윤항구 교무] 교단에 대한 혁신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혁신’과 ‘개혁’,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한 이 시점에서 모두가 공감하는 필요한 단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나 정기적으로 몇 년마다가 아니라 매 순간 혁신은 이뤄져야 한다. 물론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를 전통적으로 지키고 이어나갈 것 또한 분명히 있으므로 그 또한 지키고 이어나가야 한다.

이에 앞서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혁신은 어떤 것일까?’에 대해 고민해봤으면 한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혁신할 것은 교무들의 마음가짐이다. 자신만의 아집과 수자상, 아상을 내려놓고, 합하려는 하심(下心)으로 돌아가야 한다. 합력하고 합심하기보다는 결정된 의견이 자기와 맞지 않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이라 하고, 결정된 기준이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해서 잘못된 기준이라며 내 의도대로 될 때까지 불만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것들이 먼저 우리들 마음속에서 혁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까? 

우리에겐 ‘교단혁신특별위원회’라는 조직이 만들어졌다.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이 혁신에 공감하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혁신을 앞장서 줄 위원회가 구성되었기 때문에, 그 위원회를 중심으로 일들이 이뤄져야 한다. 물론 교단의 혁신은 특정 부서만의 일이 아니고, 특정인의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앞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교단혁신특별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교단혁신특별위원회의 역할에는 문제점을 파헤치는 것도 있지만, 혁신의 기반을 다지며 ‘혁신의 방향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교단혁신특별위원회는 소통의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 비판과 폭로로 소통을 하는 것이 아닌, 오해 또는 잘못된 상식과 정보로 얼룩져버린 교단의 아픈 부분들과 상처받은 교단의 모든 구성원들의 불협화음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
그 변화 속에 내가 먼저 
변화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모든 것이 변화한다.

그러려면 먼저 첫째, 충분한 조사와 논의를 바탕으로 정확한 정보수집 그리고 많은 대중의 의견을 들어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간단치는 않다. 직접 찾아가서 대면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무들의 출가단회도 있고, 교구별로 출가교역자협의회도 있다. 또 교단혁신특별위원회는 총부 안에 있으므로 교정원 각 부서 구성원들과 쉽게 접촉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직접 대면해 실제 현안을 듣고 논의하기 용의하다. 

문자, 구글폼, 유튜브 라이브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직접 만나서 그 실무를 담당하는 부서와 담당자들과 현실의 문제점·해결방안 그리고 혁신의 방향에 대하여 깊이 있는 회의가 이뤄져야 한다. 실제로 그 일을 진행하는 사람들의 공감도 얻지 못하는데 어떻게 소통이 되겠는가. 
문자보다 통화를, 통화보다 만남의 노력이 필요하다. SNS 소통도 중요하지만 보다 현장의 소리를 우선으로 들어야 한다. 글과 SNS로는 본의를 전달하는 데 있어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최대한 많은 교무의 공감과 설득을 얻어내야 한다. 또한 교무뿐 아니라 각 교구의 원덕회, 봉공회, 여성회, 청운회, 청년회 회장단들과도 회의를 해야 한다. 그렇게 이해와 공감, 소통과 합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둘째, 충분한 논의와 대중의 의견을 모았다면 체계적인 정리를 통한 정제된 자료가 필요하다.

현재 그 일들을 맡아 힘써주는 교무님들이 있어서 많은 정보가 여러 가지 창구로 수합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대중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모아 놓는다고 무조건 좋은 자료가 되진 않는다. 이 긴 글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며, 이 짧은 글 속에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대중과 이 혁신을 담당해 이어나가야 하는 이들이 쉽게 문제의 핵심을 알아보고 공감하며 대안을 찾을 수 있게 ‘자료화’해 놓아야 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있고, 표현은 하고 싶으나 글로 표현이 서툰 사람도 있으며, 말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본의와 글의 내용이 다르게 표현될 수도 있다. 잘못된 정보로 인한 개인의 독단적인 생각만으로 주제에서 어긋난 글을 전달할 수도 있다. 따라서 그것들을 수합하는 곳에서 그 모든 자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필요하다면 의견을 제시한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본 후 본의에 맞게 정리해서 오해와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수정 보완해야 한다. 이렇게 의견들을 자료화시킨 뒤 한 창구로 일원화해서 대중과 소통하고 회의를 해야 한다.

셋째, 느리더라도 꼼꼼히 탄탄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한 발 한 발 바꿔나가야 한다. 지금도 많이 늦었지만 늦었다고, 시간이 없다고, 급하게 마음을 먹어버리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또다시 눈앞의 문제도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 또 그 조급함에 끌려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면 그것에 발목이 잡혀 중요한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한 발 한 발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혁신의 방향은 무엇보다 재가와 출가, 출가와 출가들 사이의 무너진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어야 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최종적인 목표는 모든 교도의 화합 속에 신심, 공심, 공부심이 증진됨에 있기 때문이다. 소태산 대종사의 혁신은 어떻게 이뤄졌을까를 생각해보자. 시대적 흐름 속에 절실히 필요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그 혁신에 모든 이들이 공감하고 한마음으로 합력해 이뤄졌다.
 

내가 먼저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변화’라는 것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변화하려 하는가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혁신의 방향도 소통과 화합이 우선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저해한다면 그것은 혁신의 방향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란 생각이다. 이분화 속에서 분노를 유발해 얻어내는 혁신이 아니라, 하나 됨 속에 함께 풀어가는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교무들 사이에 발생한 오해를 풀어 소통시키고, 반복된 잘못으로 지쳐버린 교역자들의 마음을 회복시켜야 한다. 이러한 것이 이뤄진다면 그다음 문제들은 더욱 쉽고 지혜롭게 풀어지리라 생각한다. 재가출가 서로 간에 우리 교법을 바탕으로 신뢰·소통·공감·합력하는 마음이 먼저 살아나야 한다. 

우리는 함께 공부하고, 함께 성불제중의 목적을 향해 걸어가는 도반이다. 제도혁신도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모든 교무의 마음을 각성시키고, 초발신심까지는 아니어도 교화열정을 살려내고, 오해를 줄여가는 역할의 선두에 ‘교단혁신특별위원회’가 있어야 하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는 노력에 합력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교화훈련부

[2022년 5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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