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무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수] 지난 3회에 걸쳐 원불교 교법의 시대화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요약하자면 원불교가 지향하는 시대화는 ‘교조정신에 기반해서, 시대를 해석하고 시대정신을 제시하며 시대를 선용하고 향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불교 교단도, 교당도, 개개인도 시대를 선용하고 시대를 향도하는 공부와 훈련, 교화를 해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필자의 제안은 ‘첨단 물질문명을 선용한, 종교-탈종교-통종교 연계 교화’다. 

여러차례 언급했듯이 이 시대의 첨단 물질문명의 끝을 보려면 메타버스 현상에 주목하고 이를 선용하는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면서, 4차 산업혁명, AI-IA환경으로 가는 길이며, 현재 첨단 물질문명이 집결하는 시공간이다. 

그리고 원불교의 시대교화를 위해서 또 하나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 종교-탈종교-통종교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태산이 열어준 회상 원불교는 종교이면서, 탈종교적이고, 동시에 통종교적이다. 소태산의 미래구상을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고 여겨지는 종교라는 카테고리에 가둘 수는 없다고 본다. 
 

원불교는 하나의 새 종교이고, 탈종교적인 일상운동이면서, 통종교적인 종교협력체계다. 종교이면서도, 종교를 넘어서면서 종교를 포괄하는 마음운동이고, 사회운동이라고 본다. 

더 종교적으로 신앙과 수행에 매진하고, 더 일상적으로 생활의 문제와 사회의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하며 실천하고, 더 협력적으로 종교간 대화, 종교연합운동, UR 프로젝트를 수행해가야 한다. 

물질개벽과 정신개벽은 공진화할 수 있고, 해야 한다.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정신개벽을 나투는 법인절에 즈음하여, 영산방언이라는 땅개벽, 물질개벽을 먼저 챙기고, 혈인법인이라는 하늘개벽, 정신개벽으로 나아간 소태산대종사의 경륜과 혜안을 다시 새기자.  

올 하반기에도 메타버스 기반의 소태산영화제, 소태산갤러리 중심의 다양한 첨단 교화를 위한 시도들이 있다. 우리 먼저 물질에 끌리지 않고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이 되기를.

/한국예술종합학교

[2022년 8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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