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무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수] 지난 글에서 교법의 시대화, 물질문명의 선용과 정신개벽을 위해서 시대의 가치, 미래의 가치에 주목하자고 했다.

종교가 추구하는 가치는 경제적, 산업적 가치보다는 당연히 시대와 미래가 내포하는 본질적 가치, 본질적 변화와 그 변화의 의미에 맞춰져야 한다. 

본질적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는 어쩌면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빅테크보다 종교가 더 잘 할 수 있는 영역이고, 이는 소태산의 제자들에게 주어진 소명이기도 하다.

소태산이 말씀했던 일원상의 진리, 사은-사요-삼학-팔조를 비롯한 도학과 과학의 병진, 물질개벽과 정신개벽, 영육쌍전, 이사병행, 삼학병진, 자타력병진, 내외겸전, 동정일여 등 교리 전반의 수많은 키워드들이 바로 미래 가치의 본질과 의미에 대한 전면적이고 확장적인 통찰이라고 본다.

본격적인 메타버스의 시대에는 새로운 공간이 열리고 겹치고 확장되며, 새로운 시간을 경험하고, 새로운 존재로서 새롭게 타자와 만나게 되는, 공간-시간-존재의 확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다르게 접근하자면, 메타버스의 확장된 시공간을 통해서 우리는 좀 더 명확하게 병행-병진-겸전-쌍전-일여의 일원상의 진리와 대소유무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좀 더 나아가면 대소유무를 기반으로 한 초견성의 체험과 훈련, 교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루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에 대소유무를 흐르게 하는 것은, 새로운 공간-시간-인간(존재) 확장으로서의 메타버스의 가치를 구현하는 하나의 실천사례가 될 수 있다. 

메타버스에 대소유무를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소유무가 흐른다는 것은, 세상의 모든 이분법에 대해 둘 아닌 둘의 관계를 알고 이 둘 사이에 넘나들고 주고 받는 변화까지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대자리에서 비우고, 소자리에서 알아차리며, 유무자리에서 실천의 힘을 얻는 것, 대소유무는 바로 삼학병진이다. 

메타버스에 대소유무가 흐르게 한다는 것은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삼학병진의 삶이 흐르게 하는 것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2년 8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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