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 변화, 원불교 교화의 길을 찾다!’ 세미나
변미리·이상림 박사, 종교와 교단 인구문제에 조언
인구3% 전북·인구 절반 수도권 인사·예산 돌아봐야
가톨릭·원불교, 수도권 1인가구 거주문제 해결 제시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대한민국이 고령화되고 청년과 아기가 사라지는 가운데, 원불교 인구도 그 속도가 위협받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교단 인구문제는 현재 전라북도가 겪고 있는 고령화 및 청년인구 유출 증가를 그대로 닮았다. 이러한 구조는 자연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우며, 선제 대응 없이는 교단의 생존조차 위태롭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교단 전체적인 각성과 함께,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새롭고 창의적인 교화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같은 내용은 9월 1일 원불교청년회와 원불교 교화연구소가 주관한 세미나 ‘인구구조 변화, 원불교 교화의 길을 찾다!’에서 나왔다.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진행됐으며 유튜브로도 송출돼 많은 참여와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인구구조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변미리 박사(서울연구원)와 이상림 박사(한국보건사회연구원)가 먼저 우리가 마주한 인구문제를 세세하게 짚었다.

현재 우리 사회의 인구문제는 초고령화·출생률 저하와 함께 지역불균형, 1인가구 증가가 꼽힌다. 서울 및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는데, 소득 및 차량, 공공기관 등 삶의 인프라는 최대 92%가 편중돼있다. 지방의 20대들이 서울로 들어와, 30대가 되면 수도권으로 유출된다. 수도권에 청년이 계속 고여있으니, 지방에서는 청년이 계속 줄어든다. 
 

서울의 1인가구는 2020년 30.3%에서 2047년 37.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는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미혼·비혼자도 포함된다. 문제는 1인가구가 다인가구에 비해 행복도가 낮고 삶이 열악하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시간과 여유가 필요한 기존의 종교생활을 할 수 있는 대상 자체가 줄어든다. 미래세대의 키워드는 파편화와 불평형, 분쟁, 각자도생 등으로, 30년 후를 예상하는 질문에 대해 종교의 영향력은 빈부격차, 정치적 갈등 다음으로 부정적(65.6%)이었다.

이러한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 변미리 박사는 “대한민국의 탈종교는 세계적으로 빠르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종교의 역할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의미, 공정성, 가치 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존재론적 의미, 정체성, 자존감을 확장하는 데 종교가 파고들어갈 수 있다. 관계에 대한 본질적인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공동체 경험의 장도 종교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토론, 현장에서 체감한 현안 제시

이어 이상림 박사는 원불교의 인구전망을 적확히 짚었다. 원불교는 고령화와 함께 높은 전라북도 의존률이 문제다. 전국 인구 3%대인 전라북도가 전체 교도의 절반을 차지하며, 인구 및 청년의 절반 이상이 사는 수도권의 교도비율이 현저하게 낮다. 현실과는 반대로 가고있는 교단의 인사 및 예산 배치를 다시 살펴야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전북에서 수도권으로 이주한 1인가구 청년들이 많은데, 이들을 위한 관리나 교화전략의 필요도 짚었다.

세미나에서는, 종교인구문제에 대한 가톨릭과 원불교의 대안도 제시됐다. 경동현 연구실장(우리신학연구소)과 박세훈 교무(수위단회 사무처)는 각 종단이 가진 청년문제의 해답으로 서울 및 수도권의 1인가구 청년들을 위한 주거공간을 제시했다. 가톨릭에서는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사회주택 ‘함께 꾸는 꿈’을 운영 중에 있다. 원불교는 안암학사 등 기존의 학사에서 발전시킨 새로운 형태의 원불교학사를 제안했다. 이들은 청년세대의 종교 이탈 원인에도 생각을 같이 했다. 교단적 전제가 기존의 가족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인은 물론 반려동물, 이혼·재혼·한부모, 다문화, 다른종교끼리의 결혼 등도 가정으로 인정해야한다는 의견이다.

한편, 토론에서도 현장에서 체감한 문제들이 관심을 끌었다. 정명규 교무(전주혁신교당)은 “전북의 1세대 교도 자녀들이 수도권으로 많이 이동했고, 원친들 역시 수도권에 많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윤호 교무(횡성교당)는 “국가가 아닌  민족 개념이 소멸될 뿐이다. 당장 많은 교당들에서 어린이법회에 출석한 다수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다. 피할 수 없는 다민족·다문화사회로의 변화에 얼마나 지혜롭게 대할 것인가”를 화두로 제시했다.  
 

[2022년 9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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