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최근 캐나다 가수 저스틴 비버가 안면 마비로 월드 투어를 취소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사진을 보니 눈과 입이 심하게 일그러져 있어 증상이 상당히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사에 많은 한국인들이 ‘한국 와서 침을 맞으면 금방 나을 텐데…’ 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고 한다. 정말 침으로 안면 마비를 치료할 수 있을까?

안면 마비는 크게 뇌출혈이나 뇌경색으로 오는 중추성과, 안면신경의 염증으로 오는 말초성으로 나뉜다. 주위에서 흔히 보는 말초성 안면마비 환자는 대개 벨마비인데, 대체로 한 달 이내에 정상으로 돌아오며 침치료로 빠른 회복과 후유증 예방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스틴 비버는 이보다 예후가 더 안 좋은 램지 헌트 증후군이다. 이 병은 훨씬 오래 지속되며 3분의 1 정도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영구적 후유증을 남긴다. 저스틴 비버는 6월과 9월에 연속해서 이 병으로 공연을 취소했다. 상황이 가볍지 않아 보인다. 이 상태를 과연 침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램지 헌트 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안면신경에 염증을 일으켜 온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현대의학에선 항바이러스제를 쓰는데 항바이러스제는 항생제만큼 효과가 확실하지 않다. 이 때문에 스테로이드제를 함께 단기적으로 쓴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제는 오래 쓸 수 있는 약이 아니라 역시 한계가 있다. 

만일 저스틴 비버가 찾아온다면 필자는 침보다는 한약을 쓸 것 같다. 바이러스 질병은 대개 바이러스 자체보다 내 몸의 건강 상태가 더 결정적인 발병 요인이다. 대상포진을 보면 알기 쉽다. 대상포진은 대개 심한 피로, 스트레스 후에 오며, 후유증이 심하게 남는다. 

먼저 저스틴 비버의 체질을 판별하고, 그 사람의 생리 기능이 가장 약화된 부분을 찾아서 그 부분을 보강하는 한약을 쓰면 병이 빠르게 호전될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가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는 까닭은 대상포진 환자를 이런 방법으로 치료해본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저스틴 비버가 이 기사를 읽고 내게 연락한다면 그는 운이 좋은 사람일 것이다.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2년 9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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