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상현 교무
라상현 교무

[원불교신문=라상현 교무] 초발심시 변정각(初發心時 變正覺)이다. 처음 마음이 바른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 심고를 모실 때 ‘처음 마음 그대로 깨달음에 이르러 부처가 되기까지 변치 말자’고 다짐한다. 처음도, 중간도, 끝도 좋아야 한다는 것이 공부인의 자세다.

서원을 세우고, 한 티끌조차 없는 텅 빈 마음으로 인생을 건 운명의 돌을 용기 내어 진리 속으로 던졌다.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내 운명을 오직 진리에 맡기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내가 우주가 되고, 우주 만유가 곧 나와 다를 것 없는 하나임을 보았다. 또 ‘나’라는 사람이 참 소중한 가치를 지닌 존재임을 자각하게 됐다. 

‘이 한 몸을 바쳐서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마음이 곧 모든 부처와 성인의 마음이며, 일원상 진리다. 환희심이 절정에 이르고, 온 세상이 대자대비로 가득한 아름다운 세상으로 보였다. 꽃발 신심의 위력이 아닐 수 없다. 이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하지만 처음 마음도 다양한 경계로 흔들릴 때가 있다. 특히 공부심을 놓고 살면, 선공후사가 되지 않으면, 일 속에 묻혀 생활에 찌들면, 재색명리에 끌리면 그렇다. 그때마다 꽃발 신심으로 서원의 심지에 불이 제대로 살아나는지 살펴본다.

서원이 흔들릴 때마다 나의 신심·공심·공부심을 살필 줄 아는 마음이 매우 중요하다. 이 마음이 서원의 열매를 꽃피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신심, 오로지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대로 살려는 마음인가. 공심, 항상 전체를 위하고 함께하려는 마음인가. 공부심, 오직 한 생각을 놓치지 않고 경계에 끌리고 안 끌리는 대중심을 잘 잡는 마음인가. 

소태산 대종사는 일원상을 견성 성불하는 화두로 삼으라고 했다. 한순간도 놓치지 말고 진리를 깨달아 알아가려는 문제의식을 갖고 살라는 것이다. 일원상을 볼 때마다 설레임 가득한 꽃발 신심을 떠올리면서 부처 이루기를 다짐해본다.

/수원교당

[2022년 9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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