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교도
이준원 교도

[원불교신문=이준원 교도] 세상 변화가 음속에서 광속으로 이뤄지고 있다. 무시무처 변화, 처처사사 혁신이 일상화되었다. 소태산의 공부법대로 하면 빠르면 20대에 견성을 할 수 있지만, 시대를 따라 변하는 과학을 배우고 익히고 행하는 것은 평생이다. 앞으로 인류는 우주 팽창 속도보다 빠른 초광속으로 진화하며, 상상의 현실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가상의 메타와 현실의 유니버스가 융합된 메타버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간에 맞춰 ‘마공(마음공부)’ 어플을 클릭하면 원불교 법회가 열린다. 교무와 교도는 물론이고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비교도들도 참여한다. ‘여민락’ 아바타 성가대가 흥을 돋우고 난 후, ‘용심법’ 아바타 교무가 불단에 올라 설법을 한다. 

미국총부 교도가 일상생활에 응용하는 ‘일원상 법어’ 체험담을 발표한다. 3차원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언어를 초월하여 대중이 알기 쉽고 재미있게 보여준다. 자성의 혜광이 안이비설신의 육근동작으로 나타난다. 진리적 도학에 바탕한 사실적 과학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고, 미국총부를 행법(行法)성지로 만들어간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마인드웨어로 융합된다. 인간지능(HI : Human Intelligence)과 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이 공진화되어 물질개벽과 정신개벽의 동시화가 진전되면서 낙원세상이 열린다. 원불교가 마음산업(Mind Industry)의 발상지임을 세계가 인증하며 대한민국이 ‘정신적 지도국’이 된다.

교도와 비교도, 교단과 사회의 경계가 없는 열린 교단의 미래상을 상상으로 그려보았다. 혁신은 나 잘난 소수가 아닌 더불어 다수의 참여로, 베끼기 모방이 아닌 맞춤형 창작으로, 어두운 골방이 아닌 열린 광장에서 이뤄진다. 무시무처 소통과 처처사사 협업을 통해 ‘더불어 진화(공진화, co-evolution)’하는 시대가 되었다. 

공진화란 생물 생태계에서 한 종이 진화하면 다른 종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함께 진화하며 공존·상생하는 현상이다. 식물과 곤충은 상생의 공진화를 통해 더불어 생존한다. 
바이러스도 숙주인 인간이 백신을 만들어내면 새로운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생존한다. 상극 관계의 공진화 사례다. 상생과 상극 모두 인류를 진화시킨다.
 

혁신은 다수의 참여로,
맞춤형 창작으로,
열린 광장에서 이뤄진다.

인류 역사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그리고 마인드웨어로 진화하면서 융복합을 통한 공진화가 촉진되고 있다. 기계와 기계, 인간과 기계,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공지능과 집단지성의 공진화로 인간의 독창성과 두뇌 활용도는 극대화되고 있다. 인류 문명의 진화는 빛의 속도에서 초광속으로  빨라지고 있다. 

얼마전 용인시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소태산이 그리는 미래 세계가 보였다. 백남준은 과거 전통에 갖혀 새로움을 거부하는 고급문화(High Culture)와 예술을 상품화하는 대중문화(Popular Culture)를 거부했다. 창의적 아방가르드 정신세계 주도로 TV, 로봇, 레이저 등 물질세계와의 공진화를 보여주었다.

지금 교단의 화두는 혁신이다. 혁신은 과거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혁신은 사고의 벽, 관습의 벽, 조직의 벽을 없애는 지속적 변화의 과정이다. 소태산이 바라본 혁신의 관점은 ‘시대화·생활화·대중화’다. 스스로 배우고 더불어 가르치고, 스스로 벌고 더불어 나누며, 공도를 실천하는 시대를 예비했다.

교단의 혁신은 정신과 물질, 교단과 사회, 인간과 자연과의 공진화다.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의 관계를 지향한다. 교단 혁신의 시작은 출가와 재가의 구분없이 공진화 과정을 지속하는 것이다. 교단 혁신의 완성은 교단과 사회, 인간과 자연의 공진화로 고루, 두루, 널리 잘 사는 낙원세상을 건설하는 것이다.

/솔로몬 경영개발원 소장

[2022년 10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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