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수
이도하 교수

[원불교신문=이도하 교수] 매년 동국대학교 사찰경영 최고위 과정에서 메타버스를 포함한 미래의 종교와 불교에 대해서 강의를 한다. 연 1회, 10년 정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금년 강의는 지난주에 있었고, 이번에는 스님들로부터 특히 많은 질문을 받았다. 질문을 간추리고, 나눴던 이야기들을 요약하면서 이 지면을 통해 함께 하고 싶은 주제는 ‘종교와 메타버스는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 또는 어떻게 만날 것인가’에 대해서다.

‘종교와 메타버스의 만남’이 모든 종교에서 유사하게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종교마다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 몇 달 전 만났던 송광사 방장스님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메타버스 현상에 대해서  메타버스라는 용어보다는 ‘중중무진의 마하버스’라는 타이틀에 더 가깝지 않느냐며, 불교적 핵심 관점과의 관련성을 비중있게 강조한다. 스님의 ‘마하버스’라는 표현에 공감하면서, 불교와 메타버스의 연관성과 확장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다.

상대적으로 기독교에서는, 위기적 대응을 중심으로 기회라는 인식이 공존한다. 

가스펠로드는 <메타버스와 기독교의 미래>라는 책에서 ‘언제나 새로운 문화가 등장할 때마다, 기독교는 그에 대해 다소 부정적 시선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라고 하면서, 가상의 천국과 AI 예수의 등장에 대해서 상상한다. 전통 신학은 결국 메타버스를 반대할 것이지만, 그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견한다. 뇌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기술이나 메타버스 교회-아바타 교회의 출현, 가상세계에서 성도의 교제, 신앙의 기준과 재해석 문제 등을 교회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제기한다. 

원불교는 메타버스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는 2021년 최초의 메타버스 봉불식을 경험했고, 부산울산교구 어린이들은 메타버스에서 2회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국은 메타버스 총부를 만들었고, 소태산갤러리도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중이며, 소태산영화제와 함께 메타버스에서 조우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종교마다 다른 메타버스에 대한 관점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한국예술종합학교

[2022년 10월 24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