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수
이도하 교수

[원불교신문=이도하 교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시대의 변화를 현란한 기술이 주도하는 현상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다소 편협한 시각이다. 좀 더 근본적으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서 120세를 사는 시대라거나, 좀 더 나아가면 구글의 자회사인 칼리코가 ‘불멸’을 연구하고 있고, 수명 연장을 상품화하는 시대로 이미 진입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 등을 통해서, 불멸과 신성에 도전하는 인류의 미래를 그린다. 어쨌거나 현생인류는 그동안 감히 상상해보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는 시대에 이미 살고있다. 

<호모데우스>에서 주장하는 종교의 미래 중 하나는 ‘데이터교’다. 지금도 (빅)데이터의 위력은 막강하지만, 나아가 데이터교는 기술인본주의를 넘어서 인간의 욕망이나 경험 대신, 정보나 데이터를 숭배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인공지능, 만물인터넷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메타버스 역시 다양한 가능성과 우려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특히 기독교의 목회 현장에서 XR-메타버스는 이미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국내에는 대표적으로 온누리교회의 ‘VR 천지창조’등을 들 수 있고, 외국에서는 이미 최초의 가상교회가 1985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세컨드라이프에서 2004년 바보교회가 운영되기도 했으며, 4개월도 안돼서 4만 명 넘게 유입됐다고 한다. 실험기간이 끝나서 폐쇄했지만, 지속적 요청으로 2006년 ‘세인트 픽셀’이라는 이름으로 정식교회를 열기도 했다.(데일리 굿뉴스 21.12.14)

최근에도 알트스페이스VR과 같은 메타버스 공간에서는, 거의 날마다 ‘VR Church’와 같은 예배의례가 진행되고 있고, 특별히 종교와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명상 프로그램이 다양한 주제로 여러 주최자들에 의해 열리고 있다. 

이렇게 선교라는 차원에서 메타버스의 활용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에서도 현실과 같은 가치를 부여할 수 없다거나, 예배의 본질을 대체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우리 교도님들은 메타버스와 원불교의 만남에 대해서, 교화적인 방편을 넘어 교리적으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2년 1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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