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상현 교무
라상현 교무

[원불교신문=라상현 교무] 편의점에서 사장님이 “봉투 드릴까요?”하고 묻는다. 바구니가 있다고 하자 참 잘하는 일이라며 칭찬해주신다. 이는 올해 교당에서 함께 실천하는 공동 유무념 덕분이다. 지구환경 살리기 운동으로 일회용품 사용 절제와 텀블러 사용을 생활화하고 있다.

환경보전 녹색 생활을 실천했을 때는 유념, 실천하는 주의심을 놓고 생활했을 때는 무념으로 체크한다. 이를 교당의 ‘저녁 수행정진’ 시간에 매일 점검한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나 하나라도’라는 생각으로 유무념 공부를 한다.

급속한 문명의 발전은 우리 생활에 많은 편리함을 주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편리함에 대한 과도한 추구가 환경과 타인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자연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제는 회복을 위해 작은 불편은 감수하고 각성할 시점이다. 우리가 천지자연을 모든 생명의 근원으로 알지 못하고 그 도에 역행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까.

환경에 대한 미안함. 내가 편하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는 불편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것이 타인이 될 수도 있고, 환경이 될 수도 있다. 너무 편리해서 감사함을 잊기도 하고, 소중한 것을 놓치기도 하고, 건강을 잃기도 한다. 과도한 편리함이 어쩌면 불행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그동안 귀한 줄 모르고 무분별한 소비와 환경파괴를 일삼아왔다. 이에 진심으로 참회해야 한다. 삶의 현장에서 환경 유무념으로 은혜를 모으고 힘을 모아 지구적 요청과 신앙의 의무를 다해야 할 때다.

전제된 분수 밖의 의식주를 취하는 것은 다른 생명에게 고통과 희생을 주는 원인이 된다. 절약과 검소를 실천하며 살고, ‘이용하는 법을 알면 천하에는 버릴 것이 없다’고 했으니 재사용, 재활용, 분리수거를 실천한다. 밥알 하나도 우주 만물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공물이니 음식도 귀중히 여기며 함부로 버리지 말자.

/수원교당

[2022년 12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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