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상현 교무
라상현 교무

[원불교신문=라상현 교무] 나의 출가일성은 소태산 대종사에게 이쁨받는 제자로 사는 것이다. 출가서원식에서 ‘가자! 보은의 일터로! 파이팅!’을 외치며 전무출신으로 멋지게 살아볼 것을 다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지금, 수원교당에서 학생법회를 담당하고 있다.

올 한 해는 학생교화의 돌파구를 찾는 데 애를 쓴 해였다. 학업 문제와 코로나19로 학생들과의 마음의 고리가 계속 끊어지는 것 같아 항상 원점에서 재시작하는 기분이었다. 또 수원시의 약 120만 명 인구 중 학생교화를 담당하는 교무가 ‘혼자’라는 현실이 무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젊은 세대의 취향을 잘 읽고 시대 흐름에 맞는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등 다른 방식의 교화 방편이 필요한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주어진 여러 일도 함께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주치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여건을 탓하기보다 변화의 노력 없이 머뭇거리며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은 더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 어디로든 한 걸음씩 나아가고자 노력하고 도전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는 감상이 든다.

또 ‘나 여기 무엇 하러 왔는가? 여기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며 초심을 챙기려고 의식적으로 많은 노력을 했다. 앞으로 교단이 발전되지 못할까 하는 걱정보다 내 안의 실력에 부족함이 없는지, 모든 준비에 소홀함이 없었는지를 살피고 챙기는 게 더 급한 일 아닐까.

사실 나의 새해는 12월부터 새 마음을 먹고 미리 시작됐다. 새해에는 올 라인(All-line) 시대에 맞춰 온라인(Online)과 오프라인(Offline)을 교화에 활용할 수 있게 형편대로 방편을 잘 습득하고자 한다. 이를 적절히 활용해 학생들이 마음공부의 길에 들도록 하고 싶다. 또 이들이 좋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정성을 다하고 싶다.

아직 교역자 생활의 시작점이다. 언제나 가는 길이 순탄하리라는 법은 없겠지만, ‘나 여기 무엇 하러 왔는가? 여기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본분을 잊지 않고자 한다. 

그리고 맡은바 그 일 그 일에 힘과 정성을 다하며 후회가 남지 않는 삶을 살자고 또 다짐해본다.

/수원교당

[2022년 1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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