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소장
이준원 소장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 흑묘의 해가 밝았다. 소태산은 1891년  5월 5일 영광 백수면 길룡리(吉龍里)에서 태어났다. 신묘년(辛卯年), 하얀 토끼 백묘의 해에 탄생했다. 묘(卯)는 시간적으로 아침 5시부터 7시, 공간적으로는 정동(正東)이며, 계절은 2월 경칩에서 3월 청명 전까지라고 한다. 밝고 새로운 기운이 감도는 해다.

토끼띠에 태어난 우리나라 역사적 인물은 김유신(595년생), 김부식(1075년생), 매월당 김시습(1435년생), 만해 한용운(1879년생), 토마스 안중근(1879년생), 무애 양주동(1903년생)과 노산 이은상(1903년생) 등이다.

토끼와 관련된 속담도 많다. “범 없는 골에 토끼가 스승이라.” “교활한 토끼는 굴을 셋 판다.” “양달 토끼는 굶어 죽어도 응달 토끼는 산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 “그물을 벗어난 토끼 도망치 듯 한다.” “토끼도 자꾸 때리면 문다.” “어스렁토끼 재를 넘는다.”

‘토끼와 개구리’라는 이솝우화가 있다. 토끼들이 하나둘씩 힘센 짐승들에게 잡아 먹혔다. 이에 어느 토끼가 “두려움에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겠어. 우리 모두 연못에 빠져 죽자”고 말하자, 다 따라서 연못으로 갔다. 개구리들이 놀라서 연못 속으로 들어가자, 어느 토끼가 “우리보다 더 겁이 많은 동물도 있네. 우리가 왜 죽어야 하지?”했다. 이 한마디에 두려움은 자신감으로 바뀌면서 다시 산으로 돌아갔다.

영국의 작가 루이스 캐럴이 쓴 아동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865)에는 외투를 입고 회중시계를 든 하얀 토끼가 등장한다. 의인화된 하얀 토끼는 앨리스의 ‘용기’를 나타내고, 토끼굴 속 이상한 나라는 상상과 모험의 판타지 세계를 상징한다. 

소태산 가르침의 핵심 중 하나가 육근동작법이다. 토끼의 눈은 어둠 속에서도 잘 보고, 귀는 작은 소리도 잘 감지한다. 코는 냄새를 잘 맡고, 입은 귀엽지만 이빨이 날카롭고 치악력이 강하다. 뒷다리가 길고 튼튼해 순간 가속력과 방향 전환에 능한 삼십육계 달인이다.

변화의 시대는 토끼의 눈과 귀와 코처럼 미세한 변화의 차이도 감지해야 남 먼저, 남달리 살아갈 수 있다. “국운의 대세는 양양하리니, 날이 새고 봄이 오는 것도 절차와 순서가 있다”고 한 정산종사의 법문을 되새겨본다. 교운이 먼저 열려야 국운이 열린다고 했다. 서광(瑞光)이 비치는 한 해가 되기를 믿는다.

/솔로몬연구소

[2023년 1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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