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교무
김성원 교무

[원불교신문=김성원 교무] 작년을 돌이켜 볼 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표현이 크게 남는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16강이 확정됐을 때, 선수들은 이 문구가 적힌 태극기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손흥민 선수도 인터뷰 중 이 문구를 언급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은 한 프로게이머에게서 나왔다. 약체라 평가받는 팀에 소속된 그는 조별 경기 패배 직후 인터뷰에서 “포기하지 않고 무너지지 않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비쳤다. 기자가 그 맥락을 잘 살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 제목 붙인 게 이 문장의 탄생 비화다. 인터뷰 후 그 약팀은 우승 후보라 불리는 수많은 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것을 드라마로 제작하면 대중들에게 (현실성 없다고)욕먹는다” 할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우승이었다.

어떤 일이든 그렇다. 무엇인가 잘 안 될 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한풀이 꺾이면서 ‘안 되나 보다’라는 생각이 짙어진다. 

지난 3년이 그랬다. 코로나19는 우리의 교화를 어떻게든 방해하려는 것만 같았다. 부임하자마자 변한 세상을 맞닥뜨렸고, 이런 상황은 누구나 처음이었기에 어디에서도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정성들여 학생법회를 준비했는데 이곳저곳에서 학생들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들려왔다. 그 환경에서 얼마나 많이 꺾이고, 무기력하게 살았는지 모른다. 

소태산 대종사는 저축조합을 설시하시고 “우리가 시작하는 이 사업은 보통 사람이 다 하는 바가 아니며 보통 사람이 다 하지 못하는 바를 하기로 하면 반드시 특별한 인내와 특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 말씀하셨다. 특별해도, 그렇지 않아도, 일에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인내와 노력이라는 말은 결코 낡은 말이 아니다. 지금도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표현으로 세대를 관통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 MZ세대는 쉽게 얻고 쉽게 찾아내는 세상에 살다 보니, 가장 뛰어나지만 가장 나약한 세대라고 평가받는다. 모든 걸 쉽게 해왔기 때문에 막상 어려움에 닥치면 이겨내는 힘이 약하다. 특히 인내와 노력이 요구되는 일일 때, ‘인내하면 바보, 노력하면 미련’이라는 생각에 쉽게 포기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성공엔 인내와 노력이 있었다. 모든 일은 단 한 번에 되지 않고 서두른다고해서 성취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버티는’ 인내와 ‘목적을 향한’ 노력이다.

새해가 됐다. 연초에 비장한 마음으로 계획을 세웠지만 수많은 유혹과 예기치 않은 사건들로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심각한 건 이 과정을 매년 반복해왔다는 것이다. 
3년 유임이 결정됐다. 전반전이 끝났고, 이제 후반전이다. 환경에 꺾였던 지난 마음들을 털어내고 새해 다짐으로 새 마음을 챙겨본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니까.

/중구교당

[2023년 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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