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교도
이준원 교도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고 한다. 왜 그럴까? 

창업에 성공한 후에 자신의 공로를 내세우며 권세를 누리려고 하는 이가 많다. 인간적 의리와 조직인의 신의를 지키며 공수신퇴(功遂身退), 공을 세우고 몸은 물러나는 이는 드물다.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의리(義理)의 반대는 배반(背反), 신의(信義)의 반대는 배신(背信)이다. 서로 인간적 도리를 다하는 게 의리, 죽기로써 믿음을 변치않는 것이 신의다. 하늘은 없는 듯 있는 듯 은현자재(隱顯自在) 한다. 홀로 있을 때일수록 일어나는 생각 하나도 삼가하는 것을 ‘신기독(愼其獨)’이라 한다. 남은 설사 몰라도 자신은 안다. 

소태산의 삶에서 어느 제자가 의리 제일, 신의 제일이었을까? “내가 송씨 두 형제는 세세생생 데리고 다니겠다”고 했다. 

정산종사와 주산종사는 의리와 신의를 일관했다. 소태산의 뜻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후진 교육에 힘쓰고 교화 현장을 지켰다. 소태산이 떠난 후에도 교단 안살림과 바깥살림을 지키고 키웠다. 

우리 사회를 보면, 인간적 의리를 져버리고 조직에 배신하는 사례를 많이 본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철새와 인간은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다. 인간이 자연에 배은한 결과다. 철새형 인간은 때가 되면 먹이를 찾아 떠난다. 제사보다 젯밥에 눈독을 들인다.

공자가 정치에 대해 말했다. “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臣臣 父父子子(군주는 군주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어버이는 어버이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각자 주어진 소명(召命)을 다하는 정명(正命)이 이루어질 때 바르게 다스려 진다. 플라톤도 공자와 같은 맥락의 말을 했다. “통치자는 지혜, 수호자는 용기, 생산자는 절제의 미덕을 행할 때 이상국가, 정의로운 국가가 된다.” 지도자가 먼저 철인(哲人), 즉 지자(智者)가 되어야 한다. 

연극은 인간사의 거울이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지 못하고, 재산과 세습에만 힘을 쏟는 왕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원기108년, 백팔번뇌를 발효시켜 백팔해탈의 해가 되기를 바란다. 소태산의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으로 숙성(熟成)되어 갈 것을 믿는다.

/솔로몬연구소

[2023년 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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