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호 교무
현상호 교무

[원불교신문=현상호 교무] 하와이는 지구상에서 대륙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다. 한국과는 비행기로 8시간 반 정도 거리이고, 미국 서부 도시 LA까지는 6시간이 걸린다. 그로 인해 대륙의 영향을 가장 늦게, 그리고 적게 받는다. 이런 이유로 하와이는 오랜 시간 평화로운 문화를 형성해 왔으며, 그 핵심에는 알로하(Aloha) 정신이 있다. 알로하는 많은 사람들이 하와이 인사말로만 알고 있다. 물론 그 뜻도 있다. 하지만 이마를 서로 맞대고, 숨을 같이 들이 쉬고 내쉬면서 행해지는 그들의 행동은 서로의 영혼을 교환하는 행위이다. 여기에서 그들의 알로하 정신이 드러난다. 알로하는 혼과 혼의 만남을 뜻한다. 

한국인이 처음으로 하와이 땅을 밟은 것은 1903년 1월 13일로 사탕수수 노동자로서다. 올해로 120년이 되어 지난 1월 13일 호놀룰루시에서 큰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민 노동자 1세대의 삶은 그야말로 고단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자라온 2세대 하와이 이민자 중에 한인 최초의 선출직 정치인이 있다. 해리 김, 전 빅아일랜드 시장이다. 그는 교육자로 출발해 시청 기술직 공무원에서 시장까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청렴한 공무원으로서 리더십을 인정받아 내리 3선에 연임됐다. 이번에 그가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권유로 14일 하와이국제훈련원에 방문해 ‘한인 이민과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세미나에 참석하고 하룻밤을 지내고 갔다. 

행사 후 저녁식사를 하고 손님들을 모두 배웅한 김 이사장과 해리 김 시장은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해로 83세인 그는 아주 소박하면서 겸손했다. 심장과 폐가 좋지 않아서 죽을 고비를 2번이나 넘겼고, 6번이나 심장질환으로 입원했다. 의사로부터 시한부 판정을 받고, 모든 것을 놓았지만 두 번이나 기적처럼 살아났다고 말한다. 이런 경우를 의학적 표현으로는 드라마틱한 회복(Dramatic recovery)이라 한다. 그 후 그는 빅아일랜드 마우나케아 산 심장 모양으로 생긴 터에 세계평화교육센터를 세우는 것을 남은 일생의 과업으로 생각하고 염원한다. 하와이는 빅아일랜드의 원래 이름이다. 큰 섬이라는 뜻의 빅아일랜드는 하와이 주와 구별하기 위한 별칭이다. 

결핵으로 한 쪽 폐를 잃으신 대산종사도 1996년에 노구의 몸으로 비행기 3개의 좌석 위에 판자를 대고 누워 하와이까지 오셨다. 하와이국제훈련원 봉불식에 참여하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오신 뜻은 바로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문 결어’를 전 세계에 선포하기 위함이었다. 대산종사가 해리 김 전 시장에게 “이곳이 지구의 단전자리다”고 말을 하니 그는 그 말에 공감했다. 또 이곳에서 바로 세계평화를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그 핵심은 바로 알로하 정신에 있다고 했다. 너의 영혼과 나의 영혼이 서로 호흡으로 교환되어 결국 하나가 되는 그것에 세계평화의 열쇠가 있다.

대산종사가 “이 산하대지에 인화 천화가 가득하니 평화는 오리라 평화는 오리라. 이에 따라 이 회상에 천불만성 발아되고 억조창생 복문 열리어 무등등한 대각도인 무상행의 대 봉공인 많이 나오리니 많이 나오리니 많이 나오리로다”라고 법문했다. 그 뜻이 바로 이곳 하와이국제훈련원에 평화교육센터를 설립하라는 뜻으로 받들고 매년 평화에 관한 행사를 이어가기를 염원해 본다.   

/하와이국제훈련원

 [2023년 2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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