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수 교무
한종수 교무

[원불교신문=한종수 교무] 청소년교화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 수준에 맞게 소태산 대종사의 교법을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법회 준비를 할 때면 어린이, 학생, 청년들이 설교와 설명기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연마한다.

청소년들이 법회에 나오는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봤다. 한 어린이는 “할머니가 와서 같이 와요”, 한 학생은 “교당에 오면 마음이 안정되고 좋아요”, 한 청년은 “법회를 통해 한 주를 돌아보고, 다음 일주일을 잘 살아갈 힘을 얻어요”라고 말했다. 생각보다 다양한 이유로 그들은 교당과 인연을 맺으며 법회를 보러오고 있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어느 교도님께서 “아들과 친한 친구가 있다는데 그 친구를 법회에 인도해주고 싶다”며 연락을 하셨다. 그래서 그 친구와 인연을 맺게 됐다.

마침 그 친구는 원광중학교 보은회 활동을 하고 있어서 법회에 부담감이 없어 보였다. 법회에 계속 나오던 친구가 어느날 동생을 데려와도 되겠냐고 물었다. 언제든 환영한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형제가 법회에 계속 나오고 있다. 

법회를 보고 학생들을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 형제 중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아이의 부모님께서 내게 뭘 보내주고 싶다며 교당 주소를 물었다. ‘무엇을 보내주려고 그러실까?’ 궁금했다. 시간이 지나 교당에 족발 세트가 도착했다. 엄청난 크기였다.

그 학생의 어머니에게도 문자가 왔다. ‘저희 아이들이 교무님의 선한 영향력을 전달받아 하루하루 예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마음속 깊이 감사한 마음 간직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기회 될 때 얼굴 뵙고 인사드릴게요’라는 감사 문자였다. 감동이었다.

식당을 운영하고 계시는 학생의 부모님은 원불교 교도가 아니다. 원광중학교를 다녔던 아버님만 ‘원불교를 안다’는 정도였다. 이렇게 실제 만난 적도 없는 내게 선물과 메시지를 주시니 부끄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또 아이들이 교당에 다님으로써 좋은 영향력을 받는다는 것을 부모님들이 몸소 느낀다고 하니 기쁘고 보람이 크다. 

‘지금 내가 청소년교화를 잘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늘 놓지 않고 법회마다 노력해온 과정이 이 부모님들의 선물과 문자로 인정받은 것 같아 힘을 얻게 됐다.

교당은 청소년들에게 놀이터일 수도 있고 사교의 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중요한 것은 교당에 다니면서 신앙심을 키우고, 소태산 대종사의 교법을 조금이라도 배워 아이들이 인생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고, 배울 수 없는 교당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그 특별함을 우리는 ‘원불교 교법’에서 찾아야 한다.

/문화교당

[2023년 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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