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회장
김명화 회장

[원불교신문=김명화 회장] 교당마다 3년의 코로나19 여파로 교도 수가 크고 작게 감소했다. 어디 우리 교단만의 현상이겠는가. 경기 침체까지 겹쳐져 영향이 더 커 보인다.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까 고민이 많겠지만 우선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가보자. 

지금의 법회 위주의 교화에서 좀 더 세분화해 소그룹 모임의 공부나 취미활동으로 교구나 교당에 자주 오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다. 서로 가까이에서 마주보는 모임을, 부담감 없는 여건에서 만나 정을 건넬 수 있으며 마음을 열어 보이는 모임(단체 활동, 마음공부, 반찬봉사, 요가, 수놓기, 음악, 미술)을 다양하게 찾아보면 좋겠다. 

지금은 법회 후엔 마치 썰물이 빠져나가듯 순식간에 교도들이 교당에서 사라진다. 각 교당마다 재가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하며 오고 싶은 교당 따뜻한 교당의 훈훈함이 묻어나 그곳에서 자주 만나고 싶은 도반, 만나면 헤어지기 아쉬운 도반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 

요즘 부모, 자식, 형제들이 서로 멀리 산다는 이유로 자주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도반들이 채워줄 수 있으면 좋겠다. 

교당마다 어르신들이 많으니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색칠하기나 윷놀이 판이라도 벌리면 어르신들이 좋아할 것이다. 예전엔 교무들의 따뜻한 희생의 손길로 교도들에게 감동을 줘 그 품에 안기며 교당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젠 그 역할을 재가들이 나누면 훈훈한 기운의 교당으로 거듭날 것 같다. 

또 지금의 출가 위주의 교화에서 더 지자본위 정신을 살려 재가교도를 더 활용하면 좋겠다. 한두 명의 교무가 소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일일이 다 챙겨 책임지고 준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니 일을 더 벌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재가들은 직장에서 맡은 분야의 일을 최선을 다해 지켜왔다. 그러기에 최소 한 가지 분야에서 만큼은 전문가들이다. 그런 전문성을 잘 살려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모색해 보면 ‘사람이 없어서 교화를 못하겠다’는 말은 줄어들 것이다. 교단을 향한 재가들의 건의사항 중 하나가 지자본위 활용이다.
 

상하 좌우에서 기운이 응하면 
주변의 세팅이 바뀐다.
소그룹 활성화로
교화의 활력 되찾자.

앞으로 원불교가 세계 주세교단으로 나아가려면 적은 수의 교무들로는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재가교도와 더 의논하고 서로 신뢰하며, 그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재가교도들의 주인정신이 더 빛나야 한다는 전제가 바탕돼야 할 것이다. 

교화의 어려움은 세상의 환경이 더 힘들어져가는 영향도 있지만, 공덕을 쌓고자 하는 마음이 줄어드는 영향도 있다. 세상이 변하는 게 아니라 내 의식을 변화할 때 내 안에 찬란한 빛이 나고, 또 이타행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알려면 실천을 통해서만이 더 깊이 느낄 수 있다.

큰일을 하는 사람은 상하 좌우에서 밀어준다고 한다. 사방에서 기운이 응하면서 주변의 세팅이 바뀌는 것이다. 

그동안에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니 리더의 역할을 한다며 ‘옳으니, 그르니’ 시비를 먼저 가릴 때도 많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감싸며 하나가 되지 못한 때도 많았으며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 분별과 주착에 갇힐 때도 많았다. 

‘자비는 지혜를 통해 꽃 필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지혜와 자비를 둘로 나누지 않고 왼발 오른발로 함께 걸어나가듯 발걸음을 옮겨야겠다.

자비행으로 나아가는 길을 멈추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그 길 위에서 활발한 마음으로 손잡고 함께하고 싶다. 그리하여 자비인정교화, 법문무량교화, 무언실천교화의 꽃을 피우는 공부인이 되고 싶다.

/원불교여성회, 서전주교당

[2023년 3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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