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아직 엄마의 치마폭과 아빠의 슬하에 묻혀 사는 MZ세대를 ‘캥거루족’이라 일컫는다. 유사시 부모라는 방어막 속으로 숨는다는 뜻으로, ‘자라족’이라고도 부른다. 

한 통계조사에 의하면 “2030 미혼 76.1%는 부모와 동거하는 캥거루족”이라고 한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이미지로 비치는 MZ세대 대부분은 사실 부모로부터 아직 독립하지 못한 채 부모의 도움아래 살고있다. 이유는 다양한데, 가장 결정적 이유로는 ‘경제적 자립 실패’와 ‘주택난’이 손꼽힌다.

MZ세대를 위한 계산법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 계산법에 따르면 현재 청년들의 나이에 0.7을 곱했을 때 과거의 취업, 결혼이 가능하던 나이가 나온다고 한다. 예를들어 이전에는 취업해서 결혼을 준비하는 나이가 25살이었다면 현재는 35~36살 정도가 적정 나이란다. 
 

X세대의 은퇴는 늦어지고, MZ세대를 기점으로 더욱 어려워진 취업난으로 인해 생긴 계산법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불어닥친 주택난은 계산법의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MZ세대는 독립을 원하지 않는걸까? 대답은 ‘No’다. MZ세대가 즐겨보는 콘텐츠 상위 랭크에는 ‘랜선집들이’라던가 ‘혼자 사는 일상 브이로그’가 늘 오른다. 당장 독립이 어려운 현실을 독립에 성공한 사람들이 아기자기하게 집을 꾸며놓고 사는 영상을 보며 대리만족하는 것이다. 

MZ세대는 사회적·경제적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부모에게 얹혀살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독립을 꿈꾼다. 그러니 그들을 교화하려면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종교계는 다양한 ‘효자손’마련에 나서고 있다. 천주교에서는 지역사회와 협력해 청년사회주택 ‘NIDUM(니둠·라틴어로 둥지라는 뜻)’ 1호점을 열어 청년 주거공간을 마련했고, 기독교에서는 사역의 일환으로 공동 주택을 설립하는 ‘함께살기’ 프로젝트를 실행중이다. 

우리 원불교는 MZ세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효자손’을 무엇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2023년 3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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