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미국에서 한화로 약 60만원을 지불하면 전화통화 공포증을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해 화제다. 물론 이는 시간당 금액이다. 그만큼 MZ세대에서 콜(Call) 포비아는 돈을 많이 내고서라도 치료하고 싶은 일 중 하나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사이트 알바천국에서 MZ세대 2,7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61%가 문자, 메시지 등 텍스트소통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전화소통은 3배 이상 적은 18.1%밖에 나오지 않았으며, 29.9%는 “전화 공포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MZ세대는 일상생활에서도 배달이나 공공기관 문의, 영화관 예매 등에 있어 모두 사람을 대면하기보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 특히 회사에 입사해 업무 중 전화통화 상황이 생기는 것에 대해 “노크없이 방에 들이닥치는 기분”, “카카오톡이나 메일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있는데 전화는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해서 힘들다”고 표현한다. 
 

이러한 증상은 전화 통화에서 시작되지만, 더 나아가 사람을 대면하는 상황이나 발표를 해야하는 상황에서도 나타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 변화로 생긴 ‘사회적 병폐’ 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N데믹을 넘어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콜 포비아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내면적 불안감에서 비롯된다. 강박적으로 실수하지 않으려는 마음과, 실수했을 때 오는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이 공포증을 배로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 증상이 심해지면 과호흡 증상이나 현기증 등과 같은 신체적 증상도 나타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그 불안함과 실수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마디로 ‘마음공부가 필요하다’는 뜻 아닐까. 

콜 포비아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마음을 가다듬은 뒤 자신이 오늘 있었던 일, 혹은 해야 했던 일에 대해 전달하듯 기록한다. 그리고 친한 사람이나 편한 사이의 사람에게 시뮬레이션하듯 말로 내뱉는다. 이때 듣는 사람은 격려와 긍정적 호응을 보여주며 말하는 사람을 안심시켜준다.

원불교에는 상시·정기일기가 있고 문답 감정과 강연 등을 통해 사람들 앞에서 말로 자신의 생각을 내뱉는 과정을 거친다. 다른 종교에는 없는 ‘원불교만의’ 획기적 방법이다. 이를 콜 포비아와 접목시켜보면 어떨까. 이 시점에서 우리는 MZ세대에 필요한 원불교만의 강점을 제공할 수 있다.

[2023년 4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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