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민 교무
고해민 교무

[원불교신문=고해민 교무] 원남교당은 지난해 10월 30일 봉불식을 기점으로 새로운 교화를 모색하게 됐다. 기존에 진행하던 교화뿐 아니라 새로운 교당을 활용한 여러 가지 콘텐츠들을 개발하고 시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던 중 ‘블림프’라는 업체와 협업이 성사됐다. ‘블림프’는 힐링과 쉼, 비움 등을 주제로 여러 휴식의 공간을 소개하는 3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스타트업이자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스다. 

블림프의 인스타그램에 원남교당이 ‘도심 속 휴식과 마음을 바라보는 공간’으로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이 교당을 찾아왔다. 그렇게 사람들이 교당을 찾아와 사진을 찍고 중앙일간지에 소개된 이후 이제는 하루에 20~30명이 찾아온다. 건축가, 대학생, 사진작가, 심지어 계모임에서도 교당을 찾아 교무의 안내로 교당을 투어하고 원불교에 대해 알아간다.

‘블림프’와의 협업은 요가·명상 클래스로도 이어졌다. 블림프는 교당에서 제공한 선실에서 1시간 30분 정도 요가·명상 클래스를 진행한다. 이후 대각전에 모여 30분간 교무의 원불교 소개와 마음을 주제로 한 짧은 강의를 듣고, 교당 투어를 한다.

클래스를 처음 열었을 때의 일이다. 교당 투어를 마치려는데 몇 명의 청년이 “교무님, 저 얘기 좀 더할 수 있을까요?”라며 다가왔다. 그렇게 그 청년들과 1시간이 넘도록 마음에 관한 얘기와 고민 등을 나눴고, 그중 몇 명은 입교해 청년법회와 일반법회에 교도로 함께하고 있다. 지금도 2주에 한 번씩 선실에서 30여 명이 요가와 명상을 하고 원불교를 알아간다. 모든 사람이 교도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원불교에 대한 인식 그리고 마음에 대한 의문들을 하나씩 가지고 돌아간다.

그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고 얘기를 나누며 그들이 가진 고민을 듣게 된다.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나도 모르게’다. 나도 모르게 우울해지고, 나도 모르게 화가 나고, 나도 모르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많은 청년이 나의 마음을 경계에 빼앗겨 흔들리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청년들에게 꼭 이 메시지를 전한다. “모두가 내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환경과 사람과 때론 경험에 내 마음을 빼앗기고 살아갑니다.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을 빼앗겨버린다면 내 마음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요? 지금 내 마음을 여러분은 잘 지켜내고 계시는가요? 천만 사람이 모두 나를 속이려고 해도 내가 나를 속이지 않으면 속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힘은 여러분의 마음에 있습니다.” 

블림프를 통해 입교한 한 청년은 법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설교내용을 정리해 일주일간 경계에 대조하고, 그 과정을 법회 회화 시간에 얘기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그 친구가 변화하는 모습에 또 다른 친구가 교당에 꾸준히 나오고 있다. 

나는 새로운 교화방식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원불교 교화의 희망을 발견해가고 있다. 이전에는 잠자는 청년, 기존의 청년만을 위한 활동만을 교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원남교당에서는 새로운 방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마음을 발견하고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새로운 교화의 장이 열려가고 있다.

/원남교당

[2023년 3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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