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성근 교무] 우리나라 청소년 공교육이 크게 변화한다. 2025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돼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기존의 대학교 교과운영과 유사해진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몇 가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 우리 청소년들은 명문대학, 인기학과, 전문직, 공무원, 공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며 진학을 준비해 오고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학부모들과 청소년 스스로는 사교육 현장에서 시험 점수를 높게 받는 연습과 훈련에 매달려왔다. 

그런데 교육 당국이 이제는 시험 점수가 위주 되던 진학이 아니라, 진로와 인성이 중심이 되는 진학교육과정을 구성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기존의 학교와 교사중심 교육에서 학생이 중심이 되는 교육으로 변화시키고, ‘경쟁’보다는 ‘성장’을 위주로 하는 교육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당국의 정책 시행은 그동안 모두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으로 많은 혼란이 예상되기도 한다. 

우선 2025학년도에 전면 실시되는 고교학점제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보면, 고등학교 1학년은 공통교과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을 중심으로 교과가 운영된다. 2~3학년 때는 본인 스스로가 탐색한 진로에 맞는 교과목을 선택,  수업을 신청하고, 평가는 모든 선택과목에서 성취평가제를 시행한다. 즉 기존의 9등급제가 아닌 A·B·C·D 학점 이수제가 시행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늦어도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까지 본인의 미래에 대한 진로가 탐색되지 못하면 고등학교 교과에 필요한 수업시간표를 작성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교육 당국은 이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중학교에 입학하면 1학년 때 자율학기제를 시행하도록 했다. 중학교 1학년 1학기 동안 교과 시험 없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미래진로를 탐색해 보라는 취지다. 즉 중학교 과정 중에 본인이 미래진로에 대해 탐색해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이제 청소년을 교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교육정책 변화에 따른 진로에 대한 지도력을 갖춰야 한다. 청소년을 담당하고 있는 교무들이 미래 청소년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현재 전면 시행을 앞둔 교육정책의 변화에 대한 이해와 실질적인 진로지도에 대한 프로그램을 학습하며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다. 

종교들이 모두 비슷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교역자들의 지원이 줄고, 청소년․청년․3040 세대도 줄고 있다. 이런 중에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청소년들의 진로와 인성지도에 관한 부분이다. 지금은 청소년들의 진로에 대한 지도력이 모두 비슷한 출발선에 서 있다. 

원불교도 인성지도 프로그램으로 이미 심심풀이 마음공부가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다가가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 심심풀이 프로그램이 청소년들의 진로탐색과 연계된다면 적극적이면서 지속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요즘 항간의 이야기에 의하면 “명문대학이라해도 2학년이 되면 각 학과에(혹 어떤 과는) 50%의 학생들이 떠난다”고 한다. 진로에 대한 깊은 탐색없이 수능점수를 위주로 지원하다 보니 적성에 맞지 않아 중도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제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준비를 얼마나 했는지의 여부가 대학 합격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년 고교학점제 교육정책 변화는 ‘진로와 인성중심 교육’을 표방하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한 준비를 잘해야 한다. 그래야 청소년과의 만남이나 교화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나아가 청소년들의 부모 세대와도 교화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다.

/상계교당

[2023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