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교도
이준원 교도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예술은 치유 효과가 있다. 루이스 부르주아는 현대미술에서 ‘고백예술(Confessional Art)’의 장르를 개척했다. 그녀는 여성 최초로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그녀의 대표적 작품 중 하나는 거대한 거미 조각상인 ‘마망(Maman)’이다. 마망은 프랑스어로 엄마다.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 어머니에 대한 연민의 정을 예술로 승화했다. 왜 거미를 작품으로 했을까?

어미 거미는 뱃속의 알을 보호하기 위해 다리를 넓게 쭉 뻗는다. 하루 종일 아픈 몸에도 닳고 해어진 양탄자를 바느질하며 복원해 갤러리에 팔아 생계를 유지하던 어머니의 모성애를 거미 조각상으로 표현했다. 2017년 국제학술지 <동물행동> 10월호에 거미에 대한 연구 논문이 발표되었다. 독일 에른스트 모리츠 아른트 대학 안야 융한스 박사 연구진의 아프리카 사막에 사는 암컷 벨벳거미의 연구 결과였다. 자기 몸까지 녹여 새끼에 주는 모성애의 극치!

맹자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에 나타난다. 우리나라 어머니는 더하다. 유명 학원가 학세권(학교·학원+역세권의 준말) 집값이 말한다. 이 대목에서 ‘맹모단기지교(孟母斷機之敎)’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맹자가 장성해 학업을 성취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반갑게 맞이할 줄 알았던 맹모는 뒤를 돌아다 보지 않고 베틀의 베를 가위로 잘랐다. “이제부터 시작인데…” 그 후 맹자는 용맹정진했다. 

유훈과 유작, 유품에는 돌아가신 분의 얼이 서려있다. 손때가 묻은 유품은 얼이 빛으로 나타난다. 익산 중앙총부 ‘원불교역사박물관’에 소장된 소태산 유품 중에 몸은 쇠해가면서 새끼를 먹여살린 ‘마망의 모성애’를 본다. 소태산은 난행고행(難行苦行)중 깊어진 병근(病根)의 결과 겨울만 되면 기침과 천식으로 힘들어했다. 폐질환 해소병을 치유하기 위한 의료기기를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는가?

사타원 이원화(李願華)가 소장하다가 대산종사 장서 중에서 발견된 <몽각가(夢覺歌)>는 소태산 깨침의 원형이 담겨있다. “근본이야 같지만은 서로 보고 모르도다.” 천지와 부모, 동포와 법률 사은(四恩) 사상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정신적 부모인 영부(靈父)이신 소태산! 성인이 나기 전에는 진리가 하늘에 있었고, 성인이 오시어 경전에 진리가 담기니 비로소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어찌아니 보은하리 가이없는 스승은혜 난행고행 천신만고 일원대도 깨치셨네 교운무궁 뜻담아서 만고경전 남기셨네 지중하온 정법은혜 금강단결 일원회상 ○

/솔로몬연구소

[2023년 4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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