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닭고기가 중풍을 일으킨다는 말이 있다. 이는 소양인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과거 산간에서 먹을 것이 없어 기르던 닭만 삶아 먹고 살다 중풍이 온 소양인을 진찰한 적이 있었다. 양기가 강한 닭고기는 음기가 약한 소양인의 약점인 신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 

현대의학에서도 신장에 문제가 생겨 오는 병으로 고혈압이 있다고 본다. 고혈압은 뇌혈관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높인다. 소양인의 고혈압은 일단 발생하면 변화 속도가 빨라 다른 체질에 비해 다스리기가 더 어렵다. 반드시 마음을 맑게 가라앉히고, 음식도 채소와 과일 위주로 섭취해야 한다.

신장이 약하면 음기, 즉 물기운이 고갈된다. 물기운이 약해지므로 불기운이 치성하여 가슴이 뜨겁고 얼굴로 열이 오른다. 소양인은 성격이 급해 불기운을 더욱 북돋으므로 마음을 담담히 하는 것이 치료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불기운이 뭉치고 흩어지는 정도는 대변으로 관찰할 수 있다. 변비가 심해질수록 불기운이 심해지는 것이요, 대변 소통이 원활하면 불기운이 흩어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생명은 자신의 삶을 마칠 때 자신의 생명 이력을 압축시킨 정미한 메모리 반도체 칩을 하나 남기고 간다. 이것이 바로 식물에 있어서는 씨이고 동물에 있어서는 정이다. 식물의 씨앗은 가지 끝에 열린다. 우주와 활발히 기의 교류를 주고받은 꽃 속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물의 정은 가지 끝에 달려 있다. 

반면 동물의 정은 몸통 아랫쪽에 저장된다. 음식과 영양이 오장육부를 다 돌아 쓰이고 남은 것이 땅으로 돌아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음식으로 섭취한 땅 기운과 호흡으로 흡입한 하늘 기운을 다 쓰고 남은 것을 우주로 돌려보내는 곳에 정을 만드는 생식 기관들이 있다. 식물에게 씨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듯, 동물도 자신의 모든 정보를 담은 정을 남기는 일이 중요하다. 

이러한 정이 충실해야 질병을 미리 예방하고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다.

[2023년 4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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