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밤에 오줌 싸는 아이에게 우리 선조들은 소금을 얻어오라고 키를 씌워 보냈다. 지금과 달리 소금이 매우 귀했던 시절에 누가 쉽사리 소금을 주었을까? 아이는 동네 교육을 실컷 받고 돌아와서 다시는 오줌을 싸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으리라. 그러나 아무리 다짐을 해도 자기도 모르게 오줌을 지리는 아이가 있으니, 바로 신장을 약하게 가지고 태어난 소양인이 그렇다.

서양의학에서는 오줌싸개를 방광의 문제일 뿐이라고 할지 모르나 한의학에서는 정과 소변을 만들고 배출하는 기관을 모두 묶어 신장의 무리로 본다. 필자가 경험한 오줌싸개의 60%가 소양인이었다. 인구 전체의 30% 정도인 소양인이 오줌싸개의 60%를 차지한다면 소양인 아이가 오줌싸개가 될 확률은 다른 체질의 4배 정도로 높다고 할 수 있겠다. 신장이 약한 아이는 어릴 때뿐만이 아니라 초등학교를 들어가고 심지어 중학교에 가서도 계속 오줌을 싸는 일이 많으니 부끄러움과 스트레스가 오죽하겠는가? 일찍이 신장을 보강해 주는 약과 음식으로 신장을 튼튼히 해서 다스릴 일이다. 

더구나 이처럼 신장이 약한 아이를 방치하는 경우 나중에 신증후군, 신부전과 같은 위험한 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요즘은 특히 공해로 인해 신장병도 많고 신장이식도 많아졌다. 콩팥은 4분의 3 이상 파괴되기까지는 아무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일단 신부전이 되면 바꿔 끼우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 신장병은 은밀한 자객처럼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자객의 내왕을 미리 눈치채는 방법이 있으니 막연한 걱정으로 노심초사할 것은 없다. 그 방법은 소변을 관찰하는 것이다.

소변은 하루에 5~6회 힘 있고 시원하게 보아야 한다. 만일 한 시간 간격으로 계속 소변을 보거나, 소변량이 적고 시원치 않거나, 잔뇨감이 있거나, 밤에 소변보러 자주 깨면(야간뇨) 신·방광의 기능이 약해진 것이다. 신장이 약해지면 소변이 탁해지고 거품이 생기거나, 황색 또는 적색을 띤다.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3년 4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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