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요즘은 카페 하면 모두 커피를 떠올리는 시대다. 하루에 몇 잔씩 커피를 마셔야 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만일 수분대사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커피와 질병의 관계를 살펴봐야 한다. 커피는 이뇨작용이 강해 많이 마시면 탈수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 탈수는 현대의학에서 위급하게 여기는 급성 탈수증과는 다르다. 정도가 약한 만성 물 부족증 정도인데, 가끔 커피 마시는 양이 늘어난 후에 피부 건조로 인한 만성 피부병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탄산음료나 지나친 과일 섭취도 당분 때문에 역시 만성 탈수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만성 탈수증은 한의학 진단으로 좀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땀은 내부의 수분대사 상태를 좀 더 세밀히 알 수 있게 해준다. 땀은 많이 나야 좋은 체질이 있고, 적게 나야 좋은 체질이 있다. 태음인은 땀이 많이 나야 건강한 체질인데 땀이 적게 난다면 폐기능이 약한 것이다. 소음인은 땀이 적게 나야 건강한 체질인데 많이 나면 기가 허한 것이다. 

좋은 땀의 위치도 체질 따라 다르다. 소음인은 얼굴에 땀이 나야 건강한 상태이며, 손발에 땀이 많이 나는 것은 좋지 않다. 반면 소양인은 손발에 땀이 나야 건강한 상태다. 태음인은 가슴과 등에 땀이 많이 나야 건강한 상태다. 다른 곳에 땀이 많이 나는데 등과 가슴에는 땀이 많이 안 난다면 어딘가 수분이 정체 되는 것이다. 몸에서 땀이 나는 부분과 부종이 생기는 위치를 함께 살펴보면 수분이 정체되는 위치를 알게 된다. 

화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한의학은 물리적 관찰로 수분대사를 관찰했다. 마시는 물의 양과 입안의 건조 상태를 자세히 묻는 것은 수분의 공급량과 필요량을 알기 위해서다. 동시에 땀과 대소변 상태를 확인함으로써 수분의 배출량을 파악한다.

이렇게 전체적인 수분의 입출력을 먼저 확인한 후 땀 상태를 면밀히 살펴 질병의 원인을 찾는 한의학적 진단법은 화학이 발달한 현대에도 여전히 유용하다.

/김종열한의원장ㆍ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3년 05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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