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교당 장끌레드 교도

파리교당 장끌레드 교도
파리교당 장끌레드 교도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텅 비어있는데도 가득 채워져 있는 ‘일원상의 총체성’은 기독교 문명에 젖어있는 사람에게도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프랑스에서의 ‘원불교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장끌레드 교도(법명 원현장·파리교당 교도회장·본명 장끌레드 슈미트)가 한 말이다. 그는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는 불교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가 물질주의로 가면서 정신적 공백이 높아진 데에 기인한다”고 했다.

그는 2010년, 김치바자회를 통해 김신원 교무와 원불교를 처음 알게 됐다. 김 교무가 김치 배달을 하러 그의 집에 몇 번 오간 것을 계기로 자연스레 파리교당에도 오게 됐고, 그렇게 교당을 다니기 시작했다. 김 교무의 첫인상에 대해 원 회장은 “자신이 하는 원불교 일에 헌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대화 나누는 게 쉬웠다”고 말했다.

처음에 그는 원불교를 ‘지적인 것으로서의 관심’ 정도로 여겼다. 한국인을 부인으로 둔 그는 한국 방문 시 사찰 등을 방문하며 불교의 예술적 아름다움을 느꼈지만, 동시에 불교의 가르침은 추상적인 것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불교 교무의 삶은 무엇인가 달랐다. 추상적 가르침이 ‘육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교당을 다니며 가장 좋은 것으로 그는 ‘명상’을 꼽았다. “혼란스러운 사회를 살면서 마음 안정하는 데 유용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1940년대 이후로 유럽과 프랑스에는 많은 위기가 있다. 경제적 위기, 인구 감소 위기와 더불어 영성에서도 위기를 맞고 있다”며 “혼란해진 사회에서 도덕적 지표와 내적 평화를 찾고자 하는 욕구는 분명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두에게 솔루션을 제시하려 하기보다는, 많지는 않지만 이러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기여는 원불교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2023년 06월 0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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