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원 유럽교구장… “유럽에서는 ‘종교’ 아니라 ‘먼저 깨달은 수행자’로 다가가야”

김신원 유럽교구장
김신원 유럽교구장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종교를 싫어하고 거부하는 시대에도 ‘마음’은 모두에게 있고, 영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요. 그 마음의 고통, 고뇌, 경계에 대한 해답을 ‘종교’로서가 아니라, 먼저 깨달은 수행자로서 전해주는 방식이 지금 유럽에 가장 필요합니다.”

전산종법사의 이번 유럽교구 순방 일정이 대체로 문답감정법회로 진행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기독교적 정서가 축적된 문화 속에서 각종 종교전쟁을 겪으며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진 유럽에서 문답감정법회를 통해 ‘횡적이고 수평적인 만남’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 것. 이에 대해 김신원 원불교 유럽교구장은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주신 종법사님의 기운을 받아 원불교 유럽교구 재가출가 교도들이 지혜를 얻고, 자부심을 갖고, 원불교가 이 시대에 필요한 종교라는 걸 알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스승님 무릎 곁에서”라고도 표현했다.

물론 유럽교화는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UN에 의하면 유럽에는 49개의 국가가 있는데, 이를 쉽게 표현하면 ‘나라와 언어가 49개’나 된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현지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김 교구장도 유럽교화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50여 개 나라와 문화가 모두 다르다’를 꼽았다.

유럽교구 소속 전무출신은 총 16명으로, 모스크바교당 등 몇 개 교당을 제외하면 대부분 1개 교당에 1명의 전무출신이 근무하고 있다. 김 교구장의 말에 의하면 유럽교구 내 교당 중 가장 짧은 역사만도 15년이 넘었다고 한다(핀란드 개척 제외).

35년 전, 서원 하나로 프랑스 개척 길에 올랐던 김 교구장. 하지만 이제 그는 “해외교화를 개인의 단순 서원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전략’과 ‘정책’이 함께 마련된 개척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래야 ‘단순 개척’에서 벗어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경험을 통해 절실히 체감했기 때문이다. 

[2023년 06월 0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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