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최초 서양인 전무출신 故 원법우 교무 종재 참석
전산종법사 임석해 레겐스부르크 현지에서 직접 설법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전산종법사의 유럽교구 순방 중 독일 일정은 레겐스부르크교당을 비롯 쾰른·베를린·프랑크푸르트교당을 차례로 둘러보고, 핀란드 개척지 방문도 이뤄질 예정이다. 그중 레겐스부르크교당은 독일 현지인 교화가 활성화된 곳으로, 여기에는 첫 서양인 교무이자 독일인 전무출신 원법우 교무의 역할이 컸다.
 

전산종법사는 먼저 故 원법우 교무 종재식에 임석했다. 원 교무의 종재식은 6월 10일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한국시간 6월 10일 오후 6시) 레겐스부르크교당에서 열렸다. 현지인 교도 42명, 한인 교도 2명, 뮌헨에서 온 불교신자 2명 등 50여 명이 법당을 채웠다. 이윤덕 교무의 사회로 진행된 종재식에서 전산종법사는 설법을 통해 “총무부장을 할 때 원법우 교무의 인사를 담당한 인연이 있다”며 “원 교무는 동양인이 아닌 사람으로서 전무출신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또 “인생의 경험과 이 법을 만나 수행한 힘으로 쌓은 원숙함과 무르익음이 아깝긴 하지만, 원 교무는 일반 사회에서 수백 년 산 것보다 나은 삶을 살고 간다”고 말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나중에는 나를 본 눈이라도 보고 싶어 할 것’이라 한 것처럼, (독일에서) 원 교무를 만난 것을 영광으로 알게 될 것”이라고도 추모했다.
 

설법 후 자연스럽게 문답감정이 이어졌다. 한국어-독일어 통역은 이성전 정토(故 원법우 교무 정토)가 담당했다. 현지인 교도들은 ‘사람으로 태어나는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사람으로 태어날 확률은 얼마나 되는가’, ‘선한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고 하는데, 전쟁이 났을 때 무기를 파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또 ‘산란하게 만드는 바깥 경계 속에서 마음을 평안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질문에 대해 전산종법사는 “수양은 경계를 당했을 때 그 마음을 붙잡아 가라앉히는 힘을 갖기 위한 것”이라며 “경계는 바깥에서 오는 것과 내 마음이 만나 작용하는 것이다. 수양을 해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이 좋으면 어떤 환경에서 오는 경계라도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곱하기에 비유해 “우리가 수양 공부를 하자는 것은 마음을 0의 상태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입정이라는 자리가 곧 0이고, 마음을 0으로 만들면 1, 100, 200, 1만 경계가 닥쳐도 늘 고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교당 총무인 인화 교도(본명 유타)는 한국(원불교)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유럽이나 독일은 가톨릭 정서가 강하다. 가톨릭 정서가 뿌리 깊은 나라에서 다른 신앙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힘든 길이라는 걸 한국에서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러기에 앞으로 유럽은 (교화에)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법우 교무님 역시 초인적이고 끊임없는 인내력을 갖고 기다려 주고 또 기다려 주며 이만큼을 이끌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산종법사 일행은 6월 9일 오후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절집 공원(이하 파빌리온공원)을 방문, 헤리베르트 비르트 이사장의 환대를 받았다. 세계를 위한 물 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헤리베르트 이사장은 원기103년(2018) 3월 29일 원광대학교에서 명예철학박사를 받았다. 파빌리온공원은 9헥타르(2만7천평)에 달하는 개인 소유 정원으로, 입장료(10유로)는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해 전액 사용된다. 이곳에서 이윤덕 교무가 공원 주차장 한 곳을 맡아 레겐스부르크교당 자립경제 활동을 하며, 선 명상 프로그램 등으로 원불교 간접교화의 장도 펼치고 있다.
 

[2023년 6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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