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균(광일)
윤덕균(광일)

일원 32상(업보 감면 상): 일원상 바퀴는 짐의 무게를 1/1000로 줄인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11장 28절에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라고 자신을 믿으면 주어진 멍에가 가벼워질 것을 말한다. 이 무거운 짐을 쉬게 하는 방법, 바로 일원상 진리를 각(覺)하면 아주 쉬워진다. 일원상 진리는 미끄럼 마찰에 비해 굴림 마찰이 1/10에 불과하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서 옮기려면 100㎏ 이상을 옮기기 어렵다. 그러나 끌어서 운반한다면 1/2인 50㎏의 힘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일원상 바퀴를 사용하면 1/20인 5㎏의 힘으로도 충분하다. 더욱이 일원상 쇠바퀴를 사용하면 1㎏의 힘으로도 충분하다. 인류 문명의 역사는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인 일원상 바퀴를 만드는가를 연구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초의 문명사는 BC 3,500년경으로 추정되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유적에서 발견된 전차 바퀴에서 시작된다. 수메르는 바퀴를 발명함으로써 주변국의 정복 전쟁에서 성공하여 세계 최초, 최고(古)의 문명을 구가했다. 수메르는 성경 창세기에서 말하는 셈족 아브라함의 고향이다. 수메르 최초의 바퀴는 통나무를 원반 모양으로 잘라내어 다듬은 형태이거나 세 개의 널빤지를 서로 결합해 원형으로 깎은 형태였다.
 

이러한 바퀴는 오래 견디지 못하고 쉽게 부서졌으므로, 이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얇은 나무나 구리로 만든 테를 둘러 사용하였다. 기원전 2000년경에는 바큇살이 달린 바퀴가 처음으로 나타나 이용되기 시작했다. 근대에 와서 자동차가 발명되면서 고무 타이어로 발전하였고 최근에 이르러 고속철의 바퀴와 같은 쇠바퀴가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바퀴가 일원상의 모양을 벗어난 적은 없다. 바퀴 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인간의 힘은 1/10에서 1/100로 그리고 1/1000로 줄게 되었다. 바퀴는 인도와 중국을 거쳐 빠른 속도로 북서 유럽으로 전파됐다. 처음에 바퀴 달린 탈것은 의식이나 행사를 위해 사용되었고, 곧 전쟁에 이용되었다. 바퀴 달린 탈것이 물건을 나르는 데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약 1000년 이후다. 

최근에 이르러 탈것 중 최고 속도의 탈것은 자기부상열차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자기부상열차에는 바퀴가 없다. 대신 공중부양이 있다. 결론은 최고의 바퀴는 ‘무 바퀴(바퀴 없음)’다. ‘일원상을 지움으로써 참 일원상이 드러난다’는 장경 선사의 일화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일원상을 지움으로써 
참 일원상이 드러난다

일원 33상(도르래 상): 수원화성 건설에 일원상 진리가 있었다. 
수원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세계 문화유산이다. 정조가 화성을 세운 가장 큰 이유는 효심의 발로였다. 조부인 영조에 의해 죽은 친부 사도세자(장조로 추증)의 묘를 이장하기 위함과 자신이 꿈꾸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철저하게 계획하고 실천한 조선 석축의 백미다. 

화성성곽의 축조는 연 70여만 명의 인원이 동원된 대공사였다. 장인은 1,800명이 동원되었으며 그중 석수는 642명, 목수는 335명이었다. 공사비용은 80여만 냥, 쌀 1,500석, 석재 20만1,400덩이, 일반 목재 2만6,200주, 기와 53만 장, 벽돌 69만 5,000장이 소요됐다. 당시의 물가 및 인구 등을 고려해 추정할 경우 화성 축조에 든 총비용은 현재 기준으로 약 25조 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런데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이 장대한 건축물이 32개월 공사만에 완성되었다는 점이다. 
 

이 기적과 같은 속전속결의 건축술에는 일원상 진리가 숨겨져 있다. 바로 거중기의 활용이었다. 거중기는 오늘날의 크레인과 같이 40근의 힘으로 625배에 해당하는 25,000근의 무게를 감당했다. 거중기는 정약용이 중국의 ‘기기도설’을 참조하여 제작하였다. 사용된 거중기는 총 11대여서 작업 능률이 4~5배로 높아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거중기는 복합 도르래로서, 일원상의 고정도르래와 일원상의 움직도르래가 모두 쓰인다. 일원상의 움직도르래는 하나가 첨가될 때마다 들어 올리는 힘을 반감해 준다. 그래서 움직도르래가 2개가 사용되면 들어 올리는 힘은 1/4, 3개가 사용되면 1/8, 4개가 사용되면 1/16과 같이 기하급수적으로 반감된다. 이후 일원상 도르래의 활용은 건축 현장뿐 아니라 모든 작업 현장에서 작업자들의 짐을 덜어 주는 데 활용된다. 

/한양대학교 명예교수·중곡교당

[2023년 6월 21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