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균(광일)
윤덕균(광일)

일원 34상(원형 안테나 상): 일원상 안테나는 방향을 타지 않는다.
1970년대 처음 나온 TV는 십자형 안테나였다. 그래서 화면이 흐리면 안테나의 방향을 틀어서 교정하곤 했다. 십자 모양의 안테나는 방향에 따라서 전파 수신력에 급격한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방향을 조절해 줘야 했다. 특히 강풍이 불고 난 이후라면 한 사람은 지붕에 올라가 안테나의 방향을 틀고 또 한 사람은 집안에서 TV를 보면서 방향을 조절해야 하곤 했다. 

공학적으로 말하면 안테나는 송신기의 전압을 전파로 변환해 날려주고, 동시에 공기 중에 있는 다른 전파를 받아서 전압으로 변환해 수신기에 주는 장치다. 
 

안테나마다 자신만의 편파 방향을 가지기 때문에, 송수신 안테나의 편파 방향을 잘 맞춰야 한다. 안테나가 수직 편파면 전기장이 지구 표면과 수직 방향으로 진동한다는 것이고, 수평 편파는 지구 표면과 평행하게 진동한다. 그래서 십자 안테나는 수평 편파와 수직 편파를 잡기 위해서 수직과 수평이 교차하는 십자 모양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십자형 안테나는 편파의 방향과 일치시키지 않으면 수신이 어려워진다. 방향을 타지 않는 안테나로 고안된 것이 원형 안테나다.

십자형 안테나도 자세히 관찰해보면 일원상을 그리며 공중파에 동조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어떠한 방향의 편파에도 적응하도록 설계된 안테나가 원형 안테나다. 이 원형 안테나가 발전해 접시형 안테나가 된다. 십자 안테나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십자가를 상징으로 하는 종교는 편향성을 갖기 쉽다. 그러나 일원상을 모시는 원불교는 원형 안테나와 같이 원융함을 유추할 수 있다. 

 

일원 35상(원형 교차로 상) 원형 교차로는 교통사고를 25% 줄인다.
<조선일보>(2017년 3월 3일 자)에 의하면 1868년 영국 런던에서 발명된 3색 신호등 체계가 프랑스에서 무너지고 있다. 
프랑스에는 3만여 개 십자 교차로 신호등 체계가 있다. 이 신호등 체계는 운전자들이 멀리서도 빨강·노랑·초록색 불빛을 보고 다음 행동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신호등이 오히려 차량 흐름을 원활하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도 적잖았다. 차량이 적을 때는 신호와 상관없이 빨리 주행하고, 차량이 많을 때는 회전 교차로를 크게 회전·서행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파리와 같은 대도시는 물론, 프랑스 전역의 중·소도시 교차로에서 3색 신호등을 철거하고, 일원상의 원형 회전 교차로를 도입하는 곳이 늘고 있다. 3색 신호등을 철거한 도시에서는 “회전 교차로 덕분에 출퇴근 시간에 수백 미터씩 늘어선 차량 행렬이 사라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일원상의 원형 회전 교차로는 교통사고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신호가 없으면 운전자가 속력을 낮춘 뒤 좌우를 살피며 교차로에 진입하게 되고, 길을 건너는 보행자들도 한 번 더 좌우를 살피게 되기 때문에 사고 확률이 낮아진다. 3색 신호등 체제에서는 노란색 등이 켜졌을 때 운전자들이 미리 출발하거나 속력을 줄이지 않고 질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전 교차로에서는 이럴 일이 없어진다. MIT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필라델피아는 71개 교차로에 있는 3색 신호등을 없앤 이후 교통사고가 기존보다 4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 

십자 교차로를 일원상의 회전 교차로로 바꾸려면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또한 차량이 한꺼번에 회전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이를 위한 도로 재정비 등도 필요하다. 하지만  교통이 원활해지고 교통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딱딱한 십자 교차로보다 원활한 일원상 회전 교차로가 효율 측면에서나 인명 구조 차원에서 유리함을 입증한 사례다. 여기서 십자가와 일원상의 차이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 

/한양대학교 명예교수·중곡교당

[2023년 6월 28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