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개척지 키리시 교도.
핀란드 개척지 키리시 교도.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처음 만났는데, 아는 사람인 것 같았다.”
핀란드 유일의 원불교 교도, 키리시 무스탈라흐티(법명 원주). 그는 김계원 교무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 인연이 14년째 이어지며 이제는 핀란드에서 원불교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가 됐다.

2010년 서울아트마켓(팸스초이스·국제공연예술제)에서 초청 인사와 국제팀 매니저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예술과 문화는 누구에게든지(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갈 수 있다’는 생각을 나누며 급격히 가까워졌다. 키리시가 이사장으로 근무하는 ACCAC는 문화예술공연 활동을 통해 복지를 실현하는 단체로, 장애인 예술인들의 문화 인권을 보장하는 일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이를 김 교무는 ‘문화예술인권운동(무브먼트)’라고 표현했다.

키리시 교도는 원기101년(2016) 좌산상사로부터 직접 원주(圓柱)라는 법명을 받고 입교했다. 김 교무를 처음 만났을 때 그랬던 것처럼, 원불교나 원불교 사람을 만나는 일은 마치 가족을 만나는 것처럼 편안했고, 집에 있는 것 같은 안정감을 줬다. 한국에 오면 그는 구룡상사원에 며칠 머물곤 하는데, 그때 그 시간이 늘 그립고 감동이라고 했다.

이번 전산종법사 유럽교구 순방 일정 중 며칠간 이동을 함께한 시간에 대해서도 그는 “가족들을 만난 것 같았고 편안했다”고 표현했다. 핀란드행 일정이 추가됨에 따라 관련 일정을 준비해야 했던 그는 “어떤 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것은 서로를 더욱 단단한 사이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문화를 공유하며 더 단단한 사이가 되고 잊지 못할 기억이 되길 바랐다”고 전했다.

또 그는 “예술과 문화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만나는 도구가 된다”며 “예술과 문화가 결합된 소통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고, 서로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만들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불교 가르침과의 접점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은 서로 다르지만, 사실은 모두 하나이기 때문에 보살피고 존중해야 한다”며 “우리는 매일 지금 바로 여기에서 선택하며 살아야 하는데, 서브(불공)하는 사람에게 좋은 경험을 주고 함께 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핀란드에서 해나갈 원불교의 역할과 기대에 대해 명료한 한마디로 표현했다. “토니(김계원 교무)가 있기 때문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2023년 6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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